유통업계에 '공익(公益)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공익 마케팅은 어려운 이웃이나 어린이·노약자에 대한 지원을 통해 공익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자사 이미지도 향상시키는 일석이조(一石二鳥) 마케팅. 그동안 매출을 올리기 위해 물건 값을 깎아주고 경품이나 사은품을 주는 데 혈안이었던 유통업체들이 최근 들어서는 공익에 도움을 주는 마케팅을 확산하면서 기업이미지 향상, 그에 따른 매출 증가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사랑을 나누는 가게들'=지난해 4월 문을 연 동아백화점 쇼핑점 9층 '아름다운 가게'. 자선·비영리 단체들이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이나 재활용품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보태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17평에 이르는 아름다운 가게 매장의 보증금과 임대료 등을 전혀 받지 않고 자선단체에 무료 제공하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는 개점 이후 1년 동안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해 수익금의 전부를 기탁해오고 있다.
작년에는 폭발사고를 당한 북한 용천주민 돕기 희망나눔 바자회를 열어 동아백화점 임직원과 시민들이 기증한 재활용품 2천여 점을 판매해 그 수익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가게에는 하루 고객 100~200명이 찾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
옷과 신발에서부터 아동도서, 음반에 이르기까지 총 7천여 점이 전시·판매되며 가격은 100원에서부터 1만 원 선까지 다양하다.
매출액은 하루 평균 100만~150만 원선.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어려운 이웃을 도와 기분이 좋고, 평소 구하고 싶었던 물건도 살 수 있어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옆에 있는 대구아울렛도 5층에 올 초부터 '다시 서는 가게'를 개점, 저렴하게 물건을 팔면서 그 수익금으로 노숙자나 결식아동 등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봉사에도 발벗고 나서=17일 대구시 수성구 인제요양원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장애인 50여 명의 머리를 깎아주고 목욕도 시켜주며 방청소, 빨랫감 정리 등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선행의 주인공들은 동아백화점 '비둘기 봉사단'. 1989년에 만들어진 봉사단의 단원 100여 명은 매월 한 차례 이상 양로원·장애인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거나 결식아동 등을 돕기 위한 성금·물품전달을 하고 있다.
91년에 창단한 대구백화점의 '대백한마음봉사단'도 홀몸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방문목욕 서비스, 가사돕기, 신천 등지에서의 환경정화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의 직원봉사단체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과 '다솜회'도 복지시설들을 찾아 시설 점검, 수리와 청소 등 정기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2004년부터 연간 2,3차례 사랑의 헌혈캠페인을 실시, 행사 때마다 400~600명의 직원들이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자선바자도 '풍성'=공공·사회사업 등의 자금을 모으기 위해 벌이는 시장을 일컫는 바자(bazaar). 재난, 재해, 사고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자선바자도 유통업계의 대표적 공익 마케팅 중 하나다.
대구백화점 경우 2003년 지하철 참사 유가족 및 희생자를 돕기 위한 지하철 참사 유족돕기 벼룩시장을 비롯해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돕기 벼룩시장, 수재민돕기 등 다양한 자선바자를 열고 있다.
특히 올 초에는 쓰나미 피해지역 이재민을 돕기 위한 바자와 성금모으기 행사를 갖고 그 수익금과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도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결식아동 등을 돕기 위한 바자를 잇따라 열고 수익금의 일부를 꾸준히 기부하고 있으며 동아백화점 역시 난치병 어린이, 결손가정아동, 수재민 등을 돕기 위한 자선바자를 잇따라 개최했다.
대구시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인 메트로센터는 다음달 9일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아름다운 나눔 장터를 연다.
'헌 물건에 새 생명을, 나눔으로 희망을'이란 슬로건의 이 행사에서는 헌 물품이나 친환경상품,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데 쓸 예정이다.
◆국경 초월한 공익마케팅도=2002년 '1% 나눔운동'에 지역 1호 기업으로 가입한 대구백화점. 이제는 공익 마케팅의 대상을 국내를 넘어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구호활동기구인 월드비전 대구·경북지부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구정모 대구백화점 대표는 2월 아프리카 케냐를 찾아 의류, 생필품 등 500여 점을 현지인들에게 전달했다.
또 대구백화점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월드비전에 매년 850여만 원을 후원하고 있으며 '사랑의 빵 저금통'을 각 매장과 사무실 등에 비치해 월 평균 15만 원 상당의 성금을 따로 후원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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