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이비 복스의 美진출 성공 가능성은

한국의 베이비 복스 등 아시아권 대중가요 스타들이 미국 시장을 넘보고 있지만 비(非) 아시아권 가수들에 비해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데다 라틴계 스타들처럼 확실한 '지지기반'도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31일 보도했다.

저널은 한국의 보아, 베이비 복스를 비롯해 태국의 타타 영, 홍콩의 코코 리, 일본의 우타다 히카루 등 많은 아시아 스타들이 지역 내에서 국경을 초월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의 궁극적인 꿈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비 복스의 소속업체인 DR 인터내셔널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벙갈로 레코드사(社)로부터 베이비 복스의 한국어 및 영어 음반의 미국내 마케팅에 관해 지원을 받는 대신 벙갈로측 가수들의 아시아, 특히 중국 시장 진출을 돕기로 합의하고 계약서 서명을 앞두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또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타타 영도 서구 진출을 모색 중이며 소속사인 소니 BMG 아시아는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호주와 독일 시장을 일차적인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저널은 밝혔다.

그러나 소니 BMG 아시아의 리처드 데네캄프 사장은 "미국 본사에도 영의 잠재력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자료도 보냈지만 아직 신통한 반응이 없다"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는 것은 모두의 꿈이지만 동시에 경쟁이 심한 미국에서의 성공은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아시아권 스타들의 미국 진출에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할인점 체인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음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런 업체 고객들은 대개 국내 가요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음반업계 컨설팅 업체인 론 샤프리오 매니지먼트 앤드 컨설팅의 론 샤프리오 사장은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출신이 아닌 가수가 미국에서 음반을 많이 판매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아시아권 스타들은 라틴계 가수들과는 달리 같은 인종의 팬 기반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미국내 아시아계 인구는 증가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 아시아권 가수들을 대중적인 스타로 키울만한 규모는 못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장 진출보다는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성공하는 것을 더 큰 목표로 삼는 가수와 프로모션 업체도 있다. 보아의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사장은 보아가 미국의 대중가요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목표지만 그 목표는 보아가 중국과 일본을 정복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궁극적으로 아시아 음악시장은 세계를 지배하는 할리우드 시장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하고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이 세계 5대 음악시장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2003년 중국의 음반 판매량은 1억1천570만장, 1억9천800만달러 어치로 물량기준으로는 세계 7위, 금액기준으로는 19위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이 7억8천950만장, 118억5천만달러 어치의 음반이 팔린 미국 시장에 필적하기에는 앞으로도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