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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의 상징인 고구려 벽화가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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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때에 굳이…." "돈이 많이 들어서…."

동구청이 최근 곳곳에 그려져 있던 고구려 벽화를 풍경화로 잇따라 교체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동구청이 지금까지 고려왕조 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고려에 정신세계를 이어준 고구려의 벽화 그리기에 앞장서 온 점에 미뤄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벽화를 교체하거나 지우는 것은 '역사 지우기'이자 예산 낭비라는 지적마저 낳고 있다.

동구청은 지난 99년 팔공고려문화제전을 열면서 동구를 상징하는 의미로 눈에 잘 띄는 3곳에 고구려 고분벽화를 본뜬 대형 벽화를 그렸다.

그러나 지난해 대림육교 교각에 그려졌던 벽화가 지워진 데 이어 지난 2월 아양철교에 그려졌던 고구려 무사도마저 푸른색 페인트로 덧칠해 버렸다.

현재는 용호초교 옆 방음벽을 따라 무용총을 본뜬 무용수의 그림(길이 70여m)만 남아있다.

권모(42·여·동구 용계동)씨는 "웅혼한 기상을 느낄 수 있는 고구려 벽화가 보기에 좋다"면서 "독도, 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고구려 벽화를 없애는 것은 시대흐름을 읽지 못하는 안일한 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동구청은 벽화 관리의 어려움과 이로 인한 도시미관을 위해 그림을 교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벽화가 오래돼 더 이상 덧칠이 불가능하고 이를 다시 그릴 경우 그 비용이 적어도 3천만~4천만 원에 이르게 된다"며 "밝은 이미지를 위해 풍경화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편 동구청은 미술협회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고구려 벽화 덕분에 지난 99년 거리벽화 사업, 노점상 정비, 도로 개선 등을 종합 평가한 대구시의 도시환경정비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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