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빵 한 봉지 씹으며 가창 비포장길을 따라 청도로 넘어갈 때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줄 몰랐다."(정만기 민주동우회 준비위원장)
인혁당 30주기를 맞아 재경(在京) 대구·경북 민주동우회가 15일 서울 정동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백발의 노장들이 모여 '살아남은 자의 빚'을 얘기하는 자리였지만 "아름다운 내일을 위해 올바른 역사를 엮어가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이철 전 의원, 전교조 이수일 위원장, 정재돈 전국농민연대 상임대표, 임구호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과 인혁당 사건 희생자인 여정남씨의 질녀 여상화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은 축하 화환을 보냈다.
민청학련운동 계승사업회 회장인 이철 전 의원은 "대구·경북은 민족민주운동의 원류(原流)이자 산실"이라며 "3선 개헌 저지, 민청학련 등에서 선봉적 역할을 한 역전의 용사"라고 말했다. 김혁규 의원은 "대구·경북의 민주화 운동은 시대의 길잡이이자 등불이었다"며 "4·19 혁명의 도화선이었던 2·28 학생민주항쟁을 비롯한 유신반대운동과 대통령 직선제 쟁취를 위한 투쟁이 있었다"고 했다.
임구호 이사장은 "대구·경북은 박정희 신드롬과 패권적 지역감정, 냉전적 색깔론이 덧씌워진 곳이 됐다"며 "재경 동지들이 고향의 시대착오적 거품을 걷어내고 새로운 희망을 보여달라"고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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