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미래의 사무실 모습은

지금의 사무실은 '일하는 공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함에 따라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사무실이라는 공간도 앞으로 전혀 다르게 변모될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아직 예측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이 예측이 틀리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먼저, 그룹의 상징으로 지어진 본관 건물이 미래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임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주어지는 사무실 공간은 어떻게 되는 걸까?

찰스 핸디의 예측에 따르면, 미래의 본사 건물은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모습이 될 것이고 임원에게 주어지는 개인적인 방도 소유가 아닌 사용의 개념으로 바뀌어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의 본사 건물이 없어지고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와 같은 형태로 본사가 바뀐다면 일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골프장에서는 회원권을 소유한 회원이 비회원 3명을 초청해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데 회원과 비회원의 개념이 등장한다.

여기서의 회원은 현재 기업의 정규직원을 의미하고, 비회원은 기업 외부의 전문가를 총칭하는 외부 자원을 의미한다.

결국, 클럽하우스는 회원인 정규직 사원과 비회원인 비정규직 사원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사무실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비정규직은 지금과 같은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을 겸비한 일종의 프리랜서, 즉 외부 전문가를 의미한다.

이러한 클럽하우스에는 정규직의 초청을 받은 외부의 전문가들이 입장할 수 있고 클럽하우스 내부의 방은 식사, 회의, 또는 독서 등과 같이 기능에 따라 나누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방의 배정 문제인데, 임원이라고 해서 고정적인 방이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회의 기간 또는 워크숍 기간 동안만 모든 멤버들에게 공개 배정되고 사용 후에는 다음 사용자에게 인계되는 시스템이 된다는 것이다.

클럽하우스와 같은 미래의 사무실은 조직의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특정목적이나 특정기간 동안 예약해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방에다 임원이나 직위의 이름을 고정적으로 붙이지는 못한다.

그래서 미래의 임원들은 자신의 집무실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별 공간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클럽하우스를 자기 사무실로 이용은 할 수 있지만 개인 물품을 회사에 갖다놓는다거나 하는 소유의 개념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직장인들이 고객과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클럽하우스라는 사무실을 이용하지만 사전 준비와 활동보고 등은 주로 집에서 처리하는 재택근무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이 고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교수가 학생을 접촉하는 방식과 비슷하여 정규 직원의 소수 정예화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결국, 집에서의 재택근무와 미래의 사무실인 클럽하우스를 번갈아 가면서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지금의 본사 건물은 주상복합으로 개조되어 일반에게 분양이 되어 본사가 없어진다는 논리이다.

미래의 사무실로 쓰일 클럽하우스 같은 본사 건물은 소수의 정규직원과 이 업무에 관련된 전문인력, 파트타이머, 비정규직 등을 아우르는 네트워크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볼 때 네 명이 할 일을 한 명의 정규직원이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정규직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클럽하우스와 같은 미래의 사무실은 전문가를 아우르는 '지식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우리 직장인들의 사무 공간은 소유가 아닌 사용 개념으로 바뀌게 되고, 여기서 개인적 공간을 잃어버리는 그 보상으로 약간은 호화롭고 사치스러울 정도의 추가 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식당이나 운동 시설, 또는 편안한 숙박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한 곳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배려를 해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려면 회사는 도심 한가운데에 있기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근교에 있는 것이 더 적합하다.

지금의 골프장이 있는 한적한 장소가 미래의 본사 건물이 된다고 상상을 해보라. 리조트 같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미래의 사무실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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