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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監査 문건 유출' 실수냐 방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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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가관(可觀)이라더니 지금 감사원의 행태가 그 짝이다. 감사 자료가 어찌해서 피감자(被監者)에게 유출될 수 있는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왕영용 전 철도공사 개발본부장을 조사한 자료 문건이 주요 피감자인 김세호 전 건교부 차관(당시 철도청장), 신광순 전 철도공사 사장에게 유출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한다. 문제는 검찰과 감사원의 유출 경위 설명이 다르다는 점에 있다.

검찰은 왕씨를 조사한 내용을 노트북 컴퓨터 디스크에 수록, 감사 장소였던 철도공사 사무실 책상에 방치한 걸 철도공사 직원 2명이 복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감사 자료를 철도공사 캐비닛에 보관해 둔 걸 철도공사 측에서 마스터키로 열고 빼내갔다면서 불가항력이었음을 내비치고 있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앞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겠지만 그 경위가 어찌 됐든 감사원이 이렇게 어수룩한 기관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게 현 감사원의 감사 수준이라면 감사원은 자체 해산하고 새로운 진용을 짜야 한다. 감사 자료를 피감 기관에 보관해 온 게 '관행'이었다면 과거에도 이런 자료 유출 사고가 없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문건 유출에 대해서는 감사원 측에서도 대비해 놓았을 텐테 이번 유전 개발 의혹 사건에선 왜 이다지 허술했는지 납득이 안 된다.

허문석씨를 출국하도록 사전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아 검찰 수사마저 지장을 초래한 데다 대질 조사조차 없이 끝내 버렸다는 건 감사원의 원래 모습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문건 유출도 실수가 아니라 고의성이 짙다는 의혹을 받아 마땅하다.

검찰은 이 문건 유출 경위만 철저히 밝혀낸다면 의외로 사건의 '큰 그림'까지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찾게 될 것이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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