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국회의원의 음주 추태 Ⅱ

국회의원의 음주 행패가 재상영됐다. 그것도 경북'대구에서 벌인 초선 의원들의 '연타석 추태'이니 참으로 난감하다. 태평성대이면 관대할 수도 있는 문제일 터이다. 그러나 경제는 엉망진창, 국회와 총리는 장날마다 싸움판, 거기다 서울의 춤추는 땅값에 속이 상할대로 상해 있는 지역민이고 보면 정작 술병을 집어던져야 할 쪽은 유권자가 아니겠는가.

보도를 보면 K의원, 아니 곽성문 의원은 며칠 전 대구 국회의원 8명과 조해녕 대구시장, 지역상공인들이 참석한 경북 구미의 골프장 뒤풀이 술자리에서 술병을 벽에 집어던져 깨뜨리는 등 본인 말대로는 '실수'를 했다. 골프 명목은 '대구 경제 살리기'토론회 감사 골프였는데, 폭탄주가 돌면서 "여당에만 10억 원이나 후원금 내고 우린 푸대접하냐"는 등의 불평과 한나라당의 지역 경제 챙기기 소홀 언쟁 등이 겹쳤으며, 술병 투척으로 분위기가 싸늘해지면서 노희찬 대구상의 회장과 멱살잡이까지 갔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구미의 김태환 의원이 골프장에서 60대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이 지난해 가을이다.

본란은 이 두 사건을 초선 의원의 행위 일탈, 만용이 빚은 추태로 읽는 한편으로 국회 윤리특위의 지독히도 허약한 '습관성 솜방망이 처벌'이 그에 한몫했음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이미 김태환 의원은 윤리 강령 위반이라는 '서면 통고'로 끝이 났고, 명패 투척 및 '간첩 의혹' 발언의 김문수'주성영 의원은 '15일간 국회 출석 정지'처벌이 내려졌지만 이 또한 본회의에서 엄포성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다분하다.

'날아온 보릿자루'까지 당선시켜 줬으면 대구'경북 국회의원들 제발 정신 좀 차려주기 바란다. 골프치는 것 비난 받을 일 아니다. 그러나 분위기쯤은 읽으면서 놀라. "지역 경제 살려 보자" 외쳐놓고 돌아서서 '서부 활극'벌여서야 예쁘게 봐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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