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만한 속편은 없다'는 것은 이제 옛말. 할리우드가 속편 영화나 리메이크 영화 제작에 더 바쁘다.
아이디어가 고갈됐기 때문이라고? 천만의 말씀. 돈벌기에는 그저 속편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름난 영화일수록 속편은 전편을 뛰어 넘는 새로운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다.
영화 제작자들조차 "새로운 시나리오에 손대기보다는 속편 제작이 훨씬 안전하다"는 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영화팬들은 모험을 즐기지만 영화제작자들은 그 반대인 셈.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은 적어도 할리우드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올들어 극장가엔 속편이나 리메이크 영화가 유달리 많다.
우리나라에서 24일 개봉되는 '배트맨 비긴즈'는 배트맨 시리즈물의 다섯 번째 작품. 이미 진부해졌을 만하건만 미국에서 지난주 개봉한 '배트맨 비긴즈'는 개봉 첫 주말 4천69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8년전 배트맨의 흥행몰이를 재개했다.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배트맨 비긴즈'가 개봉 첫 한 주일 동안 8천5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 1989년에서 1997년 사이에 개봉된 1~4편의 흥행범위인 5천900만 달러~7천700만 달러의 흥행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트맨 비긴즈'는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으로 변신하게 된 사연을 드러내주면서 '박쥐 영웅' 이야기를 기다리는 많은 팬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워너브라더스는 또 올 연말 '해리포터' 시리즈 4편을 준비하고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이미 3편을 통해서 미국에서만 8억8천9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대작. 해리포터 책시리즈가 출판사를 바꿀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현실을 고려하면 올 11월 개봉할 4편 '해리포터와 불의 잔'(Harry porter and the goblet of fire)의 흥행 대박도 예고 되고 있는 셈이다.
워너브라더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95년 주연배우 크리스토퍼 리브의 불의의 사고로 제작이 중단됐던 슈퍼맨 시리즈의 내년 6월 부활도 예고하고 있다.
슈퍼맨의 리메이크 작으로 슈퍼맨역에 브랜든 루스, 감독은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 시리즈를 만든 브라이언 싱어가 맡고 있다.
올들어 개봉된 속편 영화의 압권은 '스타워즈 시리즈' 완결편인 '3편:시스의 복수'. 시스의 복수는 지금도 역대 스타워즈 시리즈 중 최고의 수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스타워즈는 6편의 시리즈를 통해 역대 개봉 프랜차이즈물 중 최다수익, 최다관객 동원 기록을 이미 갖고 있다.
이 시리즈는 미국에서만 2005년 현재 35억3천만 달러, 5억6천만 장의 티켓 판매기록을 세워 단연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8월에는 '러시아워 3'편이 개봉될 예정이고 '더 롱기스트 야드'는 1974년 동명 작품의 리메이크 작으로 관심을 끈다.
영화제작사들이 이같이 속편 영화에 주력하는 것은 돈벌기가 쉽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온라인 박스오피스 트래커인 '박스오피스 모조'의 회장 브랜든 그레이는 "속편이건 리메이크 작이건 간에 이미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사용할 경우 새로운 원고로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이 적다.
왜 이미 고정 관객을 가진 프랜차이즈를 놔두고 큰 예산을 들이는 위험을 감수하겠는가"라며 "프랜차이즈물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말한다.
이를 입증하듯 역대 프랜차이즈물들은 영화사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다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미국내 역대 영화 프랜차이즈의 흥행 순위 1위인 '스타워즈'에 이어 2위인 '007' 시리즈는 모두 33억3천200만달러의 수익을 안겨줬다.
모두 21편이 제작된 007 시리즈는 지금까지 모두 54억4천만 장의 티켓이 팔려 최근 완결된 스타워즈 시리즈를 뒤쫓고 있다.
3위는 4편이 제작된 '조스'로 13억600여만 달러, 1억8천200여만 장이 팔렸다.
모두 10편이 제작된 '스타트랙'은 12억5천만 달러, 2억 장의 표를 팔아 4위에 올랐다.
5위는 '반지의 제왕'으로 3편에 걸쳐 12억 달러, 1억8천600만 장의 기록을 세웠다.
6위는 '로키'(11억7천500만 달러·1억7천700만 장), 7위는 '인디애나 존스'(3편·11억6천만 달러·1억9천100만 장), 8위는 '액소시스트'(4편·10억7천100만 달러· 1억3천700만 장), 9위는 '배트맨'(5편·9억9천만 달러·1억6천900만 장), 10위는 '주라기 공원'(3편·9억5천700만 달러· 1억6천800만 장) 순이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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