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구개열(언청이)로 얼굴이 어두웠던 말레이사아의 정글 소녀가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무료 수술을 받고, 밝은 표정으로 귀국하게 됐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위니(13)양은 지난 20일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한기환 교수팀의 도움으로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았다. 위니양은 보르네오섬 사바주의 해발 3천m 고지에 뽀따마루두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두순족으로, 선천성 입 기형인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났다. 소녀는 열악한 의료수준과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수술은 생각지도 못한 채 결혼 적령기(현지 기준)를 맞았다. 하지만 얼굴의 기형 때문인지 선뜻 청혼하는 남자가 없어 마음 고생이 많았었다.
위니양이 대구에서 무료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오정면(70.목사.경북 상주시).문달임(70)씨 부부와 동산병원의 도움 때문이었다. 위니양을 초청한 오씨는 "이번 수술로 얼굴이 깨끗해져서 고향에 돌아가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씨는 지난 1987년 필리핀에서 열린 농민대회에 참가했다가 소수 민족들의 비참한 생활을 본 뒤 밀림에 사는 어린이들을 데려와 사비를 털어 치료해 주고 있다. 그동안 그가 국내에 데려온 7명의 환자 중 4명은 구순구개열 등 얼굴 성형수술이 필요한 환자였으며 이들 모두 동산병원 한 교수팀에게 수술을 받았다.
오씨 부부와 7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한 교수는 "위니양의 구순구개열 수술 결과가 좋고 일그러진 코도 보기 좋게 세웠다"며 "오씨와 함께 오지에 사는 외국인 소년, 소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답답해하는 위니양은 한 교수에게 연신 "꼬소아번(고맙습니다)"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위니양은 25일 퇴원해 상주의 오씨 집에 머물면서 서울의 63빌딩, 롯데월드 등을 관광하고 내달 9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사진 : 말레이시아의 위니양이 수술후 도움을 준 사람들 옆에서 활짝 웃어 보였다. 사진 왼쪽부터 한기환 교수, 위니양, 오정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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