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8년 4월 20일 소련 공군의 요격을 받은 뒤 비행기 날개 손상을 입고 러시아 북부 무르만스크에 비상 착륙했던 대한항공(KAL) 보잉 707 여객기는 당초 소련 내 핵심 군시설에 접근하는 것을 우려한 소련공군이 강제 착륙을 시도하면서 비롯됐다고 러시아 국영 1TV가 27일 보도했다.
1TV는 이날 '카렐리야(무르만스크 남쪽 공화국)의 역사-한국 보잉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서 사건 당시 소련은 '미사일 방공망시스템'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어 기밀 유지에 민감한 시점이었으며 소련 영공 내에 진입한 707 여객기에 대한 강제착륙 유도도 이 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당시 화면에서 블라디미르 드미트리예프 소련 제10방공군 사령관은 "국경 안 300㎞ 지점에 이상한 비행물체가 진입해 세베로모르스크로 향하고 있다"며 전투기를 출동시켜 강제 착륙을 유도할 것을 공군에 명령했다.
무르만스크 인근 세베로모르스크는 소련 군사기지가 위치한 곳으로 주요 보안지역이었으며 출동한 전투기들은 국제 관례에 따라 707 여객기에 근접해 착륙을 계속 유도했지만 707기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격추 명령을 하달받았다.
하지만 전투기에서 발사된 열추적 미사일은 직접 707기를 맞추지 못한 채 공중폭발하면서 그 여파로 여객기 날개가 부서졌고 곧 추락했다.
이날 방송에서 아나톨리 케레포프 당시 전투기 조종사는 "비밀을 캐기 위한 도발적인 비행이었다"고 말했으며 미국·캐나다 연구소의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연구원은 "소련의 공중 방어와 지휘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스파이 행위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KAL 707기는 프랑스 파리를 떠나 경유지인 알래스카 도착을 앞두고 소련 영공에 들어갔다가 무르만스크 남쪽 200마일 지점 이만드라라는 얼음호수에 비상 착륙했다.
당시 사건으로 승객 2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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