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 '방폐장 유치' 단체 결성 잇따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 유치를 위한 경북 동해안 시·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영덕에서 유치를 찬성하는 단체가 잇따라 결성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덕군에 따르면 지난 2003년 4월 구성된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영덕유치위원회(위원장 이선우)에 이어 지난 4월 영덕원전센터유치위원회(영원회·위원장 임수대), 지난 18일에는 국책사업영덕추진위원회(위원장 남효수)가 잇따라 발족됐으며 28일에 임원 개편을 통해 발대식을 각각 갖고 방폐장의 영덕유치에 나섰다.

유치 찬성 3개 단체가 생긴 것은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현상. 대부분 군민들이 찬성 진영을 비난하며 몰아 세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 유치위는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데다 지난 18일의 국책사업영덕추진위 발대식에는 1천여 명의 군민들이 모여 오히려 반대 측을 능가할 만큼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3개 단체의 공개적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원회에는 그동안 상황을 지켜만 보던 상당수 지역 유지들이 회원으로 참가, 앞으로의 활동 폭이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영원회가 이들 3개 단체를 하나로 묶는 일에도 나서고 있어 통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영근회 등 지난 15여 년 동안 저지에 앞장서 왔던 반대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과거 반대하던 사람들이 찬성 진영으로 가는 등 세가 많이 빼앗긴 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다수의 말없는 군민들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찬·반 진영의 치열한 기 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양측은 현재 군청 홈페이지와 유인물 등을 통해 공박을 벌이는가 하면 군민들을 상대로 한 홍보전을 펴고 있다. 영덕군 강구면의 한 주민은 "스스로 비용을 내 가면서 방폐장 유치에 나선 단체가 3개나 된다니 찬·반은 뒤로 하고라도 세상이 참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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