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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빨랐어도"…야생너구리 '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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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 죽으면 안돼!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어!"

윤미애(29.서구 비산동)씨는 지난 17일 밤 10시쯤 두류공원 네거리 인근 도로에서 야생너구리 '또치'가 지나가는 차에 치어 신음하고 있는 것을 발견, 119에 신고했다. 119 관계자는 "규정상 야생동물은 구급차에 싣지 못하게 되어있다"며 "해당 구청에 전화하라"고 했다.

최씨는 달서구청에 다시 신고해 구청 관계자가 '또치'를 철조망에 넣은 뒤 인근 동물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문을 연 곳이 없었다. '또치'는 다음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야간영업을 하고있던 두류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은 뒤 다시 구청으로 실려왔다.

구청은 오전 9시쯤 동물보호협회에 연락한 뒤 응급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의뢰했다. 수술이 가능한 동물병원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고 '또치'는 오전 11시쯤 야생동물 지정병원인 죽전동물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았다.

엑스레이를 찍고 상태를 확인한 결과는 '뒷다리 대퇴골 골절 및 방광 파열'. 죽전동물병원 이동국 원장은 "방광 주변에 물이 차서 이미 수술 한다해도 늦었다"며 "이대로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치'는 뒷다리에 붕대를 감고 링거를 맞은 채 알수없는 눈빛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야생동물 한 마리당 치료보조비는 고작 7천, 8천 원, 이 돈으로는 사체 처리비용도 되지 않는다. '또치'같은 경우 수술비가 50만 원에 이른다. 결국 앉아서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전문인력과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구청마다 야생조수 담당자가 1명뿐이며 일반 당직자들은 야생동물 사고시 응급처치 요령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김미자 달서구청 야생동물 담당자는 "두류공원에 살고 있는 야생너구리가 먹을 것을 찾아 도로변으로 나왔다가 죽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며 "환경부나 시에서 야생동물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두류공원에는 10여마리의 너구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사진 : 대구두류공원 내 차도에서 너구리 한마리가 17일 오후 교통사고를 당해 죽전동물병원에서치료를 받고있지만 중태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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