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병호, '롯데 킬러' 재확인

9년 동안 롯데전 무패 12연승. 이쯤이면 롯데의 천적이라고 불러주지 않으면 서운해할 것만 같다.

삼성의 좌완투수 전병호(32)가 '부산 갈매기 롯데'의 킬러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전병호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을 7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특유의 느린 구속 130㎞ 초반의 직구와 더 느린 100㎞대의 커브로 삼진은 2개를 솎아냈다.

시즌 4승째. 특히 눈길이 끌리는 점은 롯데전 12연승이라는 것이다.

전병호는 지난 96년 9월3일부터 올해까지 롯데전에서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올 시즌 첫 롯데전인 지난 5월31일에도 5이닝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3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아 승리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병호의 시즌 성적은 18경기 3승2패 방어율 4.09이지만 롯데전 성적은 3경기 1승 방어율 3.29로 희한하게도 롯데만 만나면 호투하는 경향이 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경기 전 "정상적으로 계속 맞붙어 이긴다면 의미가 있겠지만 1년에 한두번씩 맞붙어 이기고 지는 것에는 굳이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이날 경기 시작부터 분위기가 묘했다.

시즌 초반만큼 타격이 달아오르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던 김한수가 그랜드슬램을 날린 것을 포함해 삼성은 1회초에만 대거 5점을 뽑아 전병호를 도왔다.

전병호가 징크스를 굳히는 데 가장 큰 위기가 찾아온 것은 5회말.

내야수 실책으로 1사 1, 2루 실점 위기에 놓인 뒤 톱타자 박연수-박남섭-라이온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3점을 내줬지만 후속 이대호와 펠로우를 범타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전병호는 경기 후 "롯데전에 강하다는 데 대해 특별히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없다"며 "오늘은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많이 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병호는 "연승 등 롯데와의 관계를 굳이 얘기를 하자면 롯데 타자들이 나의 공을 필요 이상으로 까다롭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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