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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김유정의 '동백꽃'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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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산으로 올라서려는데, 점순네 수탉이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우리 닭을 다시 쪼아서 선혈이 낭자했다. 나는 작대기를 들고 헛매질을 하여 떼어 놓았다. 나흘 전에 점순이는 울타리 엮는 내 등뒤로 와서 더운 김이 홱 끼치는 감자를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밀어 버렸다. 이상한 낌새에 뒤를 돌아본 나는, 쌔근쌔근 하고 독이 오른 그녀가 나를 쳐다보다가 나중에는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날 점순이는 자기집 봉당에 홀로 걸터앉아 우리 집 씨암탉을 붙들어 놓고 때리고 있었다. 점순이는 사람들이 없으면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집 수탉과 싸움을 붙였다. 하루는 나도 우리 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용을 쓸 때까지 기다려서 점순네 닭과 싸움을 붙였다. 그 보람으로 우리 닭은 발톱으로 점순네 닭의 눈을 후볐다. 그러나 점순네 닭이 한번 쪼인 앙갚음으로 우리 닭을 쪼았다.

점순이가 싸움을 붙일 것을 안 나는 우리 닭을 잡아다가 가두고 나무하러 갔다. 소나무 삭정이를 따면서 나는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 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점순이가 바윗돌 틈에 소복이 깔아 놓고 앉아서 닭싸움을 보며 청승맞게 호드기를 불고 있다. 약이 오른 나는 지게 막대기로 점순네 큰 수닭을 때려 죽였다. 그러자 점순이가 눈을 흡뜨고 내게 달려든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느냐고 다짐하는 점순이에게 그러마고 약속한다.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힌 나는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때 점순이는 어머니가 부르자 겁을 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가고 나는 산으로 내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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