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스키타이 황금 특별전시회를 기억하는지?
요즘도 그런 분위기가 남아있으나, 당시만 해도 스키타이를 한국문화의 원류로간주하려는 학자들이 한국학계, 특히 고고학계와 고대사학계에 많이 포진했다.
기원전 8세기-기원전 3세기 무렵 유라시아 초원지대에서 활약한 스키타이 유목민족이 이룩한 고대문명, 그 중에서도 그 황금 유물과 고분 유적은 한반도 고대문화, 특히 신라 적석목관분의 그것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간주됐다.
이런 관심을 발판으로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일보와 공동으로 스키타이 관련 유물을 집중 소장하고 있는 옛 소련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국립에르미타주박물관에서 스키타이 유물을 233점이나 대여한 '스키타이 황금' 특별전을 91년 10월 8일부터 그해 11월 17일까지 당시 박물관 청사인 옛 중앙청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했다.
이 특별전은 당시 박물관 관람료 500원 외에 특별전 관람료 명목으로 1천500원을 더 징수했음에도 휴관일을 뺀 전시기간 36일 동안 총 14만5천78명, 1일 평균 4천30명이 관람하는 대성황을 기록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에 생겼다. 이 스키타이 황금전의 한국 개최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 교환 전시였다. 즉, 옛 소련 소장품을 가져다가 한국에서 전시하는 대가로 한국 또한 그에 맞먹는 유물을 대여해 '한국의 보배 : 한국미술 오천년' 전을 옛 소련에서 개최키로 했다.
하지만 여러 사정이 겹치는 바람에 교환전시가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현되지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사정이 일변했다.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에서 왜 스키타이 황금전에 대한 교환전시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독촉의 뜻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달했기때문이다.
이런 독촉은 지난해 1월 무렵에 우리측 박물관에 전달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성낙준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은 "여러 가지 안 좋은 일이 겹치는 바람에 교환전이 성사되지 못학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즉, 한국에서 스키타이 특별전이 개최되던 무렵 옛 소련이 해체되고 그에 따른러시아 정정이 불안해져 교환전이 성사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교환전 얘기가 오갔으나, 마침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이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논의할 계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스키타이 교환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나 사정이여의치 않아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한 관계자는 "개인 대 개인간에도 신용이 중요한데, (교환전 개최는) 국가 대 국가간 약속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당장10월 28일로 예정된 새용산박물관 개관 준비로 여념이 없는 데다, 과거 스키타이 특별전 대여품에 버금가는 한국 유물들을 한꺼번에 외국으로 대여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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