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박종호 프로 첫 150死구 '기록'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박종호는 지독한 연습벌레다. 훈련 때는 마치 군대 조교처럼 솔선수범한다. 돌출 행동을 꺼려하고 말없이 묵묵히 연습에만 몰두하는 성격 탓에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는다. 자유계약선수(FA) 첫 해인 지난해 아시아 신기록인 39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박종호는 대단한 근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박종호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2대4로 뒤지던 5회초 상대 선발투수 김광삼의 볼에 오른쪽 정강이 부분을 맞고 그대로 나뒹굴었다. 잠시 동안 통증을 삭이던 박종호는 1루까지 진루했지만 곧바로 김재걸로 교체됐다. 박종호는 이날 몸에 맞는 볼로 프로 통산 최초로 150사구(死求)라는 다소 독특한 기록을 세웠다. 지난 92년 LG 시절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평균 11.25개의 사구를 기록했고 현대 시절인 99년에는 31개로 한 시즌 최다 사구 기록을 세웠다.

박종호가 사구왕에 오른 데는 자신만의 생존법이 숨어있다.

평범한 체격(176cm, 75kg)의 박종호는 힘보다는 기교로 밀어치기와 당겨치기, 번트 등 팀 배팅에 능하다. 타석에서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어서 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가 있기에 가능하다. 때문에 몸쪽으로 빠른 볼이 날아오면 피하기가 쉽지 않아 사구가 많이 나온다.

박종호는 "볼에 맞으면 고통스럽고 부상 위험도 있지만 피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삼성 에이스 배영수는 위력적인 투구를 보이지 못하고 4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하며 패배를 당했다. 2대0으로 앞서던 4회말 2사 만루에서 LG 조인성에게 프로 첫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 고개를 떨궜다.

3대7로 패하며 3연패에 빠진 삼성은 55승38패2무를 기록, 2위 두산(51승41패2무)에 3.5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두산은 한화를 12대6으로 물리쳤고 현대는 롯데를 10대1로 제압했다. SK는 기아를 2대1로 꺾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프로야구 잠실전적(5일)

삼 성 020 000 010 - 3

L G 000 430 00X - 7

△승리투수= 김광삼(3승3패)

△패전투수= 배영수(9승7패2세이브)

△홈런= 조인성 6호(4회4점·LG)

두산 12-6 한화(대전) △승=박명환

SK 2-1 기아(광주) △승=김원형

롯데 1-10 현대(수원) △승=캘러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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