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졸전·허탈·분노…본프레레 경질론 거셀 듯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7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제2회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선수권대회에서 고개를 떨궜다. 대회 전까지 디펜딩 챔피언으로 강력한 2연패 후보로 꼽혔던 남자대표팀은 이날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0대1로 패하며 2무1패(승점 2)를 기록, 중국(1승2무·승점 5)과 북한, 일본(이상 1승1무1패·승점 4)에 뒤져 꼴찌를 차지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3경기에서 단 1득점(2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겨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시아 맹주'로서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한국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용병술 부재를 드러내 '색깔없는 축구'라는 축구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축구팬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만큼 경질론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번 동아시아대회를 맞아 순수 국내파로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독일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겠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중국과의 첫 경기부터 선제골을 내준 뒤 김진규의 동점 프리킥골로 겨우 체면을 유지하면서 축구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북한과의 2차전에서는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일본과의 라이벌전에서도 주도권을 잡고도 골을 터뜨리지 못하다 막판 한방에 무너지는 최악의 결과를 남겼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고질병인 골 결정력 부재를 다시 드러냈다. 본프레레호에서 골게터로 자리잡으며 '황태자'로 불리는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중국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완벽한 골 기회를 여러 차례 살리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 좌·우 윙 공격수로 나선 이천수와 김진용, 정경호, 일본적 막판에 '해결사'로 투입된 박주영도 결정적인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전방에 제대로 된 볼 배급을 해줄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도 뼈아프게 느껴졌다. 여기에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조직력 부재로 공격루트를 찾아가는 약속된 플레이가 실종됐고 벤치의 작전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박지성과 이영표, 설기현, 안정환 등 해외파 선수들이 소집되지 않은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대표팀은 기대 밖의 실망스런 결과를 낳았고 본프레레 감독은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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