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더 보이' 오언, 이젠 '낙동강 오리알(?)'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유럽 축구의 여름 이적 시장이 파장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간판급 스트라이커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26.레알 마드리드)의 '제자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호비뉴, 밥티스타(이상 레알 마드리드), 미셸 에시앙(첼시) 등의 신진급 스타들이 이적 시장의 '핵'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동안 오언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세월의 무게를 곱씹고 있는 처지다.

지난 시즌 청운의 꿈을 안고 고향인 리버풀을 등지고 '지구방위대' 레알 마드리드로 둥지를 튼 오언은 치열한 주전경쟁의 틈바구니에서도 14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런 활약에도 올 해의 상황은 그에게 더욱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브라질의 거물급 스트라이커인 호비뉴, 밥티스타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마드리드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호나우두-호비뉴-밥티스타로 이어지는 '삼바 트리오'에 스페인에서 '국보급 스트라이커로 '라벨'이 붙은 라울이 버티는 공격진에서 오언의 자리는 더욱더 비좁아 지고 있는 상황.

이에 오언은 "벤치에 머물 수 없다"며 이적을 희망하고 나섰지만 막상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 명문 구단들의 반응은 비교적 차가운 편이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그의 스타일이 우리 팀의 전술과 맞지 않는다"며, 라파엘 베니테스 리버풀 감독도 "우리팀에는 좋은 스트라이커가 여럿 있다"며 각각 그의 영입에 부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여기에 스페인의 에스파뇰도 17일(이하 한국시간) "자꾸 언론에서 우리와 오언을 연관시키려 하는데 그와 우리는 관계 없다"며 오언의 에스파뇰행에 일침을 놓았다.

물론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들의 지원사격은 여전하다.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은 "세계 최고수준의 스트라이커인 오언이 팀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스티븐 제라드(리버풀)도 "그가 다시 리버풀에 돌아왔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에 남기도 리버풀로 떠나기도 쉽지 않다.

물론 그에게 '입질'하는 몇몇 구단들은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뉴캐슬은 그를 위해 1천100만파운드(약 202억원)를 준비했다고 밝혔으나 오언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뉴캐슬이 2005-200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에시앙을 첼시로 넘기며 막대한 이적료 2천598만파운드(약 477억원)를 챙긴 올림피크 리옹도 오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언은 리버풀 시절 제라르 울리에 현 리옹 감독에게 이적을 사사한 바 있어 리옹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나 프리메라리가 보다 실력이 한 단계 뒤쳐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프로리그(르 샹피오나)로 발걸음을 돌리기에는 '성공일기'를 쓰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던 오언에게는 '마음의 흉터'가 될 수도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천재스트라이커'가 나타났다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오언.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는 그가 어떻게 이를 타개하고 다시 세계 스트라이커 계보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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