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 남자들은 안 늙니? 뱃살 축 늘어져 가지고 영계 찾으면 안 비참하니? 곱게 늙어야지 아저씨들아."
최근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김삼순 어록'의 한 대목처럼 뱃살은 서글픈 중년 남성의 상징이다. 무절제한 생활과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결핍에 시달리는 직장 남성들에게 뱃살은 극복하기 힘든 문제임이 분명하다. 퇴근 후 잦은 음주와 고지방 안주의 섭취는 뱃살의 원흉이다. 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뉜다. 내장지방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2, 3배 많다.
복부 비만의 정도는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W/H비)로 측정한다. 남성의 경우 0.9이상일 때 복부 비만으로 분류된다. 체지방은 낮지만 W/H비가 높다면 각종 대사성 질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유형을 마른 비만이라고 한다.
복부 비만이 있으면 심근경색, 협심증과 같은 심장질환, 뇌경색·뇌출혈과 같은 뇌혈관질환, 당뇨병과 같은 각종 대사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복부 비만이 있으면 일단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복부 비만은 심장과 순환기계에만 문제를 일으키는데 그치지 않는다. 복부 비만은 요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서 허리의 전반이 필요 이상으로 커져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또 지방으로 내장의 용적이 커지면서 허리와 골반을 보호하는 근육인 횡복근의 수축력이 떨어진다. 그러면 걷거나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허리에서 잘 흡수 분산하지 못하게 된다. 허리의 인대나 디스크, 추체에 과도한 충격이 전달되면서 고장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요통으로 스포츠클리닉을 방문하는 중장년 남성의 대부분은 복부 비만으로 골프를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골프는 허리를 비틀고 회전하는 동작의 연속으로 요통이 있으면 허리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운동이다. 복부 비만으로 약해진 허리를 무리하게 사용했으니 요통이 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복부 비만이 있으면서 요통이 있는 경우라면 살을 빼기 위한 운동을 가려서 해야 한다. 허리를 비트는 동작으로 구성된 골프는 물론 좋지 않으며 등산이나 수영 달리기도 요통을 악화시킬 소지가 크다. 요통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산책이나 가벼운 걷기가 무난하다. 그래도 요통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운동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뱃살은 무절제와 게으름의 상징이 된지 오래다. 이 땅의 아저씨들이여! 삼순이의 대사처럼 뱃살 빼고 곱게 늙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종균(운동사 닥터굿스포츠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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