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역. 대구에서 기차로 20분밖에 안 걸리는 왜관역 주변에는 맛있는 먹을거리들이 많이 있다. 승용차로 달려도 30분 거리. 역사를 신축해 옛 정취는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인심 좋은 시골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 구수한 순대국밥
역 광장 오른편 옆골목으로 들어서면 바로 '고궁식당'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3대에 걸쳐 40년째 순대국밥을 내놓고 있는 이름난 식당이다. 맛집으로 언론에도 많이 소개된 이 식당은 이곳만의 특별한 순대를 먹기 위해 일부러 기차를 타고 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 광장을 정비하기 전인 8년 전까지는 허름한 역전식당을 찾아오는 외지 손님들을 위해 통일호 승차권도 끊어줄 정도로 정이 넘치는 곳이었다.
지금의 새 건물은 낡은 옛 순대집의 이미지를 벗고 깔끔하게 단장해 어린이를 동반한 젊은 손님들도 마음 편히 들르기 좋다. 하지만 허름하고 한참을 줄서 기다려야 했지만 맛있는 순대국밥 한 그릇 하며 소주잔을 기울이던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단골들이 적잖다.
이곳 순대국밥은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담백하고 구수한 국물 맛이 해장하기에도 그만이다. 큼지막한 순대는 속이 꽉 차 먹음직스럽다. 누린내가 나지 않도록 장만한 돼지 창자에 선지와 다진 돼지고기, 당면, 배추 등 10여가지 재료로 속을 채워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순대를 즐기지 않는 이들도 좋아할 만 하다. 순대국밥 5천원, 순대 8천∼1만6천 원. 054)974-0055.
# 마늘소스와 소고기의 특별한 맛
역 광장에서 오른쪽 길로 5분 정도 걷다보면 죽 늘어선 식육식당 중에 '서울식육식당'이 보인다. 한우 암소고기 전문점. 테이블도 8개밖에 안되고 벽면에 갈라진 누런 벽지 위에 누런 테이프를 대충 붙여놓은 시골 고기집이지만, 특별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약목면 무림리에서 직접 소 농장을 운영하는 이 식당은 육질 좋은 소의 맛있는 부위만 골라 내놓고 나머지 고기는 다른 곳으로 유통시킨다. 마블링이 잘 형성된 맛있는 고기를 내놓기 위해 소를 구입해 3개월 정도 콩 등 식물성 지방·단백질을 먹이면 이것이 동물성 지방·단백질로 변환돼 마블링이 잘 형성된다는 것.
강보모(52) 칠곡군청 축산계장은 "콩, 보리가루, 생옥수수 등 농사 부산물과 소 내용물 등 천연재료를 넣어 만든 배합사료를 먹인 소는 건강하고 육질이 좋아진다"며 이 집 고기 맛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 집에서는 마늘소스에 고기를 적셔 굽는 것도 특이하다. 마늘, 양파, 마, 깨 등 8가지 재료를 넣어 만드는 마늘소스는 몸에 좋을 뿐만 아니라 육즙이 마르지 않고 고기 맛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해 찾는 이들이 많다.
역 앞에 있는 이 식당 분점 '남산식육식당'은 신선한 육회와 갖가지 나물을 넣은 육회비빔밥을 내놓아 인기 있다. 새콤달콤한 간장소스에 비벼 먹는 육회비빔밥은 향긋하고 깔끔한 뒷맛이 순식간에 밥 한 그릇을 비우게 만든다. 갈비살·꽃등심 1만6천원(160g으로 1인분 양으로 충분하다), 육회비빔밥 6천원. 054)973-9118, 973-6885.
# 대구·경북에서 소문난 복집
왜관역에서 차로 7분 정도 거리에 있는 '元대복집'. 왜관 구IC 입구에 있는 이 식당은 정통 복어 요리로 칠곡뿐만 아니라 경북·대구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원래 복어 요리는 추운 겨울에 많이 찾는 음식이지만 한여름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12년간 복어식당을 하다가 왜관에서 11년째 변함없는 복어 맛을 선보이고 있는 이 식당에서는 뚝배기를 사용하는 것이 남다르다.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식지 않고 맛이 유지되도록 하는 뚝배기는 몸에도 좋아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분위기에도 잘 맞다. 매일 아침 부산에서 참복, 까치복, 생 밀복, 은복을 공급받아 신선한 재료를 쓰는 이 식당은 맹물 대신 복어 머리, 새우 등을 넣어 끓인 육수를 써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낸다.
여느 집과 다르게 양도 푸짐하다. 복수육을 시키면 몇 토막 안되면서도 양이 많아 보이도록 어슷 썬 복어가 아니라 납작하게 반으로 잘라 큼직하게 썬 복수육이 나와 졸깃졸깃한 콩나물과 함께 먹는 맛이 그만이다. 술 안주로도 좋은 복껍질은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서비스로 푸짐하게 나온다. 복매운탕·복국 생 밀복 1만2천원, 은복 7천원. 054)972-6107, 8.
글: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사진: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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