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폐장 경쟁 도내 3곳 3색 세몰이

경주·포항·영덕 "우리가 최적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전에 울진이 빠지면서 경주·포항시와 영덕군은 각자의 유치 당위성과 장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전략을 세우고 세몰이 경쟁에 돌입했다. 경주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여겼던 울진이 탈락하자 '남은 후보지 가운데 원전 지역은 경주가 유일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국책사업경주유치추진단 이진구 대표는 "사전 조사에서 찬성률이 높았던 울진이 신청서도 내보지 못한 채 경쟁 대열에서 이탈함에 따라 경주의 유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고 경주시민 설득여건도 훨씬 나아졌다"며 "경주에게는 호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시 한 간부도 "정부나 정치권, 경북도 등에 방폐장은 원전지역에 가는 것이 순리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경주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형성될 것"이라 예상했다.

지난 16일 유치신청 뒤 방폐장 유치 '올인' 작전을 돌입한 경주시는 반대여론이 높은 양남, 양북, 감포 등 원전 인근 3개 지역을 집중 공략키로 하고 일부 간부들을 상주시키기로 하는 등 30일부터 이들 읍면 주민에 대해 '맨투맨'식 설득작업에 들어가 찬성률 높이기에 들어갔다. 월성원전 관계자도 "원전인근 3개 지역 찬성률이 10%만 올라가도 경주 전체 찬성률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9일 유치 신청을 한 포항시는 30일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포항시 국책사업유치위원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했고 9월 2일에는 읍·면·동 유치위원회 위원, 참여기관 단체, 공무원 등 200여 명이 참가하는 '국책사업유치위원회'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시는 또한 '방폐장 태스크포스팀'(팀장 김완용 첨단과학과장)을 구성한데 이어 29일 방폐장 유치 홍보 리플렛 4천 부를 긴급 발간, 시청 전공무원과 읍·면·동 유치위원회, 각급 기관단체 등에 배부했다. 시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지원을 받아 영상물 상영과 그림 전시를 할 수 있는 '방폐장 홍보관'도 설치할 계획이다. 태스크포스팀 조현국 담당은 "유치활동이 경주, 군산 등 보다 늦었지만 홍보 차별화로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유치를 신청할 예정인 영덕에서는 앞으로 지역주민의 50% 이상을 울진 원전홍보관이나 일본 로카쇼무라 방폐장으로 견학 보내고, 오는 9월 6일∼7일 이틀간 군민 10%가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 계획이다. 군은 30일 직원 6명의 대책반을 구성, 활동에 들어갔다. 4만5천여 명의 주민 설득에 지역 여론주도층인 공무원 500여 명을 활용한다는 것.

군은 이와 함께 30일 오전 10시 영덕군민회관에 전 직원을 소집, 방폐장 유치 당위성 교육을 실시했고 이날 임시반상회를 열어 홍보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군은 8월 현재 인구 4만5천 명 중 투표인수는 3만7천 명으로 전국 방폐장 유치 지자체 중 가장 적어 그 어느 곳보다 찬성률을 높이기가 쉬울 것으로 보고 총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민간 주도의 범군민 방폐장영덕유치위원회도 발족할 계획이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coi@imaeil.com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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