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월은 '전립선암 인식의 달'

'아버지 암' 잘 걸린다

1996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 1년 뒤 덩샤오핑 전 중국 중앙군사위 주석도 같은 병으로 숨졌다. 반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는 2003년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지만 조기에 수술을 받고 완쾌했다. 이처럼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들 가운데 유독 세계적인 인물들이 많아서 전립선암은 '황제의 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립선암이란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 있으며 밤알을 뒤집어 놓은 모양의 남성 생식기이다. 전립선은 정액의 일부(사정액의 20%)를 만들고, 이 전립선액에 들어있는 물질이 정자의 움직임을 도와 임신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전립선암은 전립선 주변부에서 시작되는 악성종양이다. 이 종양은 서서히 커지면서 전립선의 피막을 뚫고 나가 방광, 정낭 등 주위 조직을 침범한다. 이 후에는 골반 림프절이나 뼈 등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전립선암이 잘 퍼지는 부위는 림프절, 뼈, 폐, 간 등이다. 전립선암은 성장 후 인체의 중요 장기로 전이될 경우 40~60주 밖에 살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조기에 진단하면 10년 생존율이 80%에 이른다.

■원인

전립선암 환자의 9% 정도가 가족 중에 같은 병에 걸린 사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립선암에서 유전적 요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55세 이전에 발생한 환자의 45%가 유전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조기 검진의 필요성이 더 높다. 이 암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 즉 50세를 전후해서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인종도 매우 중요한 원인인데 스칸디나비아인이 가장 잘 걸리고 동양인은 발생률이 낮다.

환경적 요인도 원인이 된다.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이나 일본인은 발병 확률이 매우 높다. 이는 주로 서구식 식생활 때문으로 보이는데, 지방의 섭취가 많아질수록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밖에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은 경우, 혈중 칼슘 농도, 카드뮴에 대한 직업적 노출 등이 환경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상

초기에는 특이한 증상이 없다. 하지만 증상이 전혀 없더라도 전립선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증상이 나타난 상태의 전립선암은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증상의 유무를 떠나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50대 이후에는 매년,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대부터 매년 직장수지검사와 전립선특이항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전립선암이 커지면 전립선비대증의 증상과 비슷하게 소변을 보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즉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두 차례 이상 일어나거나, 낮에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이 심하다. 또 소변을 누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배뇨 후에 소변을 흘리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또 소변에 피가 나오거나 정액에 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암이 뼈로 전이된 경우엔 요통, 늑골, 어깨 등에 통증이 나타나고 피로감,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림프절로 전이되면 신장에서 소변이 생성되어 방광으로 나오는 요관 등을 막아서 신장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즉 신부전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폐로 전이될 경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

전립선암이 전립선 안에만 있는 경우엔 전립선을 떼어내는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이다. 이외에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고강도 초음파치료 등 상황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 전립선암이 림프절, 뼈 등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에는 호르몬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이 있으면 암세포가 잘 자라므로 남성호르몬을 없애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대한비뇨기과학회

사진: 전립선암은 50세 이상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아버지 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진은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전립선암 홍보대사로 선정한 70세 이상의 노인들로 구성된 장수축구단의 건강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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