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고검장 결백주장…검찰 진상조사 주목

안기부 X파일에서 검찰 인사들에 대한 '떡값 전달책'으로 지목된 것으로 알려진 홍석조 광주고검장이 1일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나섰다.

홍 고검장은 최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X파일 녹취록에 등장하는 전·현직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할 때 검찰 내 소위 '주니어' 인사들에게 떡값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됐었다.

이 녹취록에는 홍 고검장의 친형인 홍석현 주미대사가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에게 "석조한테 한 2천 정도 줘서 아주 주니어들… 작년에 3천 했는데올해는 2천만 하죠. 우리 이름 모르는 애들 좀 주라고 하고…"라는 말을 한 것으로돼 있다.

이 녹취록이 편집되지 않고 홍 대사의 발언을 정확하게 담은 것이라면 둘 형제는 서로 엇갈리는 주장을 하는 셈이어서 진상을 파악중인 대검 감찰부가 앞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홍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항간에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사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홍 고검장은 "삼성떡값을 돌리라는 명목으로 돈을 전달받은 적이 결코 없으며검사들에게 떡값을 나눠준 사실도 있을 수 없다. 검사생활을 하는 동안 검사나 직원에게 삼성과 관련한 어떠한 청탁도 해본 적도 없고 부탁받은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축소의혹을 받은 인천지검의 대상그룹 사건에 대해서도 "제게 죄가있다면 인천지검장으로 발령받은 점과 대상의 임창욱 회장이 조카의 장인이라는 사실뿐"이라며 '삼성 봐주기 의혹'은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그는 거취와 관련, "지금 그만둔다면 터무니없는 주장을 인정하는 꼴이 아니겠느냐"며 "저 자신 뿐만 아니라 동료와 검찰을 위해서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잘못된점을 바로 잡으려 한다"며 중도에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참여연대는 X파일에 등장한 전·현직 검사들의 떡값수수 의혹에 대해 고발장을제출한 반면 안강민 변호사는 노회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김진환 변호사도 노 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양측간 소송전이 벌어진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