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점은 '복합 문화공간'이다. 단지 책을 사는 매장이 아니라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도 됐다가, 차를 마시는 카페, 실용강좌를 들을 수 있는 문화센터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더구나 요즘은 아이들과 함께 서점으로 나들이 가는 가족이 늘면서 서점들마다 아동 코너의 배치와 책 읽을 공간확보, 편의시설 제공에 경쟁적으로 매달리고 있어 아이와 함께 하루를 보내는데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자칫하면 시간과 비용을 헛되이 날리기도 쉽다. 서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 알고 찾아가자
서점에서 책을 찾을 때는 책 이름과 저자 이름뿐만 아니라 출판사명을 눈여겨보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서점에서는 출판사별로 책을 배열하고 있기 때문. 이런 원칙을 모른다면 서가 사이를 다니며 눈이 뚫어져라 책을 뒤지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웬만한 대형 서점이면 검색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서가 번호까지만 나타나 책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다"며 "출판사부터 찾은 뒤 책 제목을 확인하면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책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서점마다 책장 번호를 붙이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주 가는 서점의 서가 번호 원칙을 이해하면 책을 찾는 일이 훨씬 쉬워진다. 교보문고의 경우 1층은 100번 대부터 시작해 출입구부터 순서대로 번호가 매겨지며 2층은 200번, 3층은 300번으로 번호를 매겨 놓았다. 또 영풍문고는 벽 쪽에 배치된 책장은 100번, A자 형으로 세워져 있는 책장은 200번,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진열장은 300번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 베스트셀러, 빠지기 쉬운 유혹
서점이 도서관과 차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고객의 구매를 돕기 위해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따로 모아놓은 코너를 만들어 두고 있다는 점. 또 장르별로 각각의 베스트셀러를 따로 전시해 놓은 코너도 많다. 이는 최근 출판계의 흐름을 쉽게 읽어 낼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책 고르는 폭을 편협하게 하는 독이 되기도 한다.
이경애 교보문고 홍보팀장은 "베스트셀러를 구매 기준으로 삼는 분들이 많아 판매량 집계에 따른 순위대로 전시를 하고 있지만 반응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글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군중심리나 출판사의 영향력, 광고 등에 판매량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서점을 자주 찾는 박미영(시인·작가 콜로키움 사무국장)씨도 "베스트셀러에 연연해하지 말고 자신만의 독서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책이 좋은 책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견해를 독서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 어떤 코너를 눈여겨봐야 할까?
요즘은 독서·논술이 강조되면서 청소년 권장도서 코너가 따로 만들어지는 추세다. 여기에는 한국 고전에서부터 전 세계의 명작 스테디셀러들이 한데 모인다. 그렇다보니 시험에 대비해 책을 찾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곳에서 책을 골라 들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낮다.
이경애 팀장은 "화제의 책 코너를 눈여겨 봐 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종합베스트셀러는 월별 순위 변동이 거의 없어 몇 달씩 같은 구성일 때가 많지만 화제의 책은 유명작가의 신간이나 언론에서 호평을 받은 책, 사회적 이슈를 다룬 실용서 등을 중점적으로 배치하고 있는 것.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저명한 작가의 책을 골라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보통 서점에서는 출판사별로 책을 정리하지만 이문열,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한 유명 작가의 경우는 개별 코너가 마련된 경우가 많다.
▲ 골라서 책 읽기
무턱대고 서점을 찾았다간 이리저리 책을 둘러보다 한두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 때문에 서점에 갈 때는 미리 정보를 챙기고, 사야 할 책 목록을 작성해 집을 나서는 것이 좋다.
언론의 서평이나 인터넷 네티즌 서평을 눈여겨보는 것도 책을 제대로 고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 특히 독후감 형식으로 쓴 네티즌 리뷰는 출판사의 영향력이나 광고 등에 휘둘리지 않아 오히려 신뢰할 만하다.
또 억지로 읽어야만 하는 책을 찾기보다는 읽고 싶은 책에서 시작해야 책읽기에 흥미를 붙일 수 있다. 박미영씨는 "가장 호기심 있는 분야에서 시작해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 가는 방식의 책읽기를 추천한다"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임진왜란을 다룬 또 다른 소설을 찾아 읽거나,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역사서 등으로 고리를 연결시켜 갈 수 있다"고 했다.
▲ 자녀와의 나들이
요즘 서점들은 아동 코너의 배치와 책 읽을 공간확보, 편의시설 제공에 경쟁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아이들의 체구에 알맞은 의자에서부터 영아를 위해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까지 갖는 노력이 눈에 띈다. 덕분에 그림 동화책이나 만화책처럼 읽는 시간이 많지 않은 책들은 즉석에서 읽고 오는 것도 절약의 노하우. 김혜란(37·주부)씨는 "아이들은 책에 쉽게 호기심을 드러내지만 싫증도 금세 내기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며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 중 아이가 좋아했던 책이나 잘 만들어진 책을 골라 아이 손에 들려주면 책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책 보는 동안 부모들은 여행·레저·건강·요리 등의 책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요즘 대형서점에서는 자녀와 함께 서점을 찾는 부모들을 위해 기존에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취미·실용서를 아동서적 코너 바로 옆에 배치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글·한윤조기자 cgdrema@imaeil.com
사진·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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