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적 제1호 오사마 빈 라덴의 어록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된다. "오사마 빈 라덴:미국의 적이 한 말"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미국의 인권 변호사 랜디 하무드가 자비로 출판해 19일 시판되기 시작했다.
빈 라덴의 성명서나 서신이 영어권 매체에서 통째로 번역돼 일반인들에게 제공되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 책은 빈 라덴의 발언을 체계적으로 모아놓은 첫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빈 라덴의 성명서와 서신 중 20개를 완역해 모아놓은 이 책은 또 곧 출간될 예정인 빈 라덴에 관한 여러 저술들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하무드는 책을 출판하게 된 동기에 대해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답했다. 빈 라덴의 성명서를 번역하는 것은 그를 물리치기 위해 중요하며 "물리친다는 의미는 그의 발언에 불신을 갖게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레바논계 이민 3세인 그는 이 책 출판을 위해 지난 2년간 아랍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번역과 출간 작업을 진행시켰다. 이 책에는 빈 라덴이 이제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소개와 이슬람 역사도 들어있다.
이 책에 수록된 빈 라덴의 연설과 서신은 그가 사우디 아라비아 왕정의 부패에 대한 비판에서 미국에 대한 전쟁을 선포로 발전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미군과 계약을 한 핼리버튼과 같은 업체들도 비난한다.
책에서 드러난 서방에 대한 빈 라덴의 분노의 근원은 억압적인 사우디 정부에 대한 서방 측 지원과 무슬림 국가들을 기독교 군대가 점령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학계에서는 이 책에 대해 벌써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가들은 아직 아무도 이 책을 보지 못했지만 번역 등 출판 작업에 관여한 사람들의 정체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부터 문제삼고 있다.
남캘리포니아대학의 정치학교수 리처드 데크메지언도 신뢰할 수 있는 아랍 학자가 번역을 하고 학계가 감수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으나 어쨌든 이 책을 강의실에서 자료로 쓸 계획이라고 관심을 표시했다.
이 책 외에도 1994년부터 빈 라덴이 한 연설 24개를 듀크대학 정치학 교수 브루스 로런스가 편집한 책이 11월에 영국의 버소 출판사에서 나온다. 빈 라덴을 아는 사람들을 전 CNN해설가 피터 버건이 인터뷰한 내용을 모아놓은 책도 내년 1월에 사이먼앤드 슈스터사의 프리프레스 출판사에서 출판된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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