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노벨상

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상은 단연 '노벨상'이다. 스웨덴의 화학자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시작돼 한 세기를 훌쩍 넘었다. 물리'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경제학상 등 6개 부문에 걸친 노벨상은 수상자 개인에겐 물론 국가와 민족 전체에 엄청난 영예와 자부심을 안겨준다. 미국과 유럽의 독식 속에서도 수상자를 얼마나 배출했느냐 여부는 여전히 국력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노벨상은 우리 모두에게 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끔 이 상의 수상자가 내한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질문이 "수상의 비결이 무엇입니까?" "한국은 언제쯤 수상하게 될 것 같습니까?"이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으로 노벨상 제로의 목마름을 다소 해소하기는 했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경제 규모로나 머리로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9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3명의 수상자를 낸 중국도 이 상의 고지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노벨상의 계절이다. 오는 3일 의학상을 시작으로 10일의 경제학상까지 연이어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세계의 눈과 귀가 그쪽으로 쏠리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평화상'에는 노래를 통해 반전(反戰) 메시지를 외치면서, 에이즈 문제와 제3세계 부채 경감 문제 등에 앞장서고 있는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리더 보노가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우리의 관심은 6일 발표될 문학상에 집중된다. 시리아의 시인 아도니스가 유력 후보로 꼽혀지나 한국의 고은 시인도 스웨덴의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와 함께 바짝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고 한다. 2000년 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출신의 가오싱젠(프랑스 국적)이나 2004년 수상자인 오스트리아의 엘프리데 옐리네크 같은 작가들이 자국에서조차 거의 안 알려졌던 무명의 작가였는데 우리라고 안될 리는 없다.

○…황우석 교수팀이 줄기세포 배아복제에 성공하자 모두들 '노벨상감'이라며 기뻐했다. 그러한 뜨거운 염원이 모이면 언젠가 크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 교보문고 입구에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얼굴 데생이 걸려져 있다. 그 한쪽에 미래의 한국인 수상자를 위한 빈 자리가 있다. 하루빨리 그 자리에 한국인의 얼굴 데생이 걸리기를 이 노벨상의 계절에 다시 한번 소망해 본다.

전경옥 논설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