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어난 상주시민운동장 가요콘서트 참사는 상주시와 기획 대행사, 방송사의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전형적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시민 2만여명이 몰렸지만 주최측이 투입한 안전요원은 100여명에 그쳤다. 더우기 이 가운데 70여명은 이날 오전 열린 산악자전거대회 안내를 맡았던 대학생 아르바이트였다. 또 운동장 주변에 구급요원마저 제대로 배치하지 않아 사망자 수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오후 7시로 예정된 녹화 공연에 앞서 오후 4시쯤엔 벌써 운동장 밖에는 엄청난 인파가 사고가 난 직 3문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일부 청소년들은 이른 아침부터 운동장에 모여 줄을 서기도 했다.
특히 엄청난 비용을 들여 만든 대형 무대에서 울려 퍼지는 가수들의 리허설 공연은 운동장 밖에서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어 운동장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그러나 주최측은 입장통제도 없이 문 4개 가운데 1개만 열어 대형 사고를 자초했다. 공연무대 반대편인 직3문 앞에는 당시 5천여명이 700여m가량 몇줄로 늘어서 있었으며 문이 열리는 순간 그마저 유지하고 있던 대열이 무너지면서 뒤엉켰다. 직3문 현장 곳곳에는 주인을 잃어버린 신발들과 미처 뜯지도 못한 포장 김밥, 신문지들이 내동댕이쳐져 있어 사고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친구들과 김밥을 싸서 오후 2시부터 기다렸다는 윤영자(73·상주시 냉림동)씨는 "문 가까이 서 있었지만 문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밀려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며 "문 앞뒤로 경사가 져 있어 앞서 가던 사람이 넘어지자 뒤따르던 사람들이 잇따라 쓰러졌을 것"이라고 말했다.노점상 이모(58)씨는 "주최측이 시민들을 한 줄로 들여보내기만 했어도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며 "눈 앞에 뻔히 보이는 대형사고였지만 아무도 통제하지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난 직3문은 높이 5m 폭3m 가량의 4개의 철문으로 이뤄져 있고 그라운드로 바로 입장할 수 있다.
또 상주시의 구태의연한 안전 불감증도 사고발생에 큰 몫을 했다. 시는 공연법에 따른 재난계획도 세우지 않았고 경찰 인력 요청도 하지 않는 등 사고 예방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연법에 따르면 3천명 이상 공연장 운영자는 재해 대처 계획을 소방서장에게 신고해야하지만 상주시는 지난 21일 소방 펌프차량 및 119구급차의 근접배치만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는 또 지난 26일 상주경찰서 경비과에 2개 중대 200명의 인력을 구두 요청했지만 경찰에서 정식 공문을 요구하자 답변을 하지 않는 등 기관끼리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형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특별취재팀
사진: 상주 공연장 참사로 숨진 이위승(7) 군의 부모가 성모병원 영안실 입구에서 아들의 시신을 붙들고 오열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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