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혁신도시 입지선정위원회가 해외 선진 혁신도시를 둘러보기 위해 해외 출장을 기획하고 있단다. 오는 15일부터 1주일 일정으로 위원 20명 가운데 10명이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등 '혁신도시'라고 지목한 3, 4곳을 방문해서 혁신도시 성공 조건 등을 알아볼 계획이라고 한다.
뜻은 곱지만 구태를 보는 듯해서 씁쓸하다. 예정대로라면 혁신도시 입지선정위는 이달 말까지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원래 빠듯한 일정으로 만들어진 위원회여서 시간이 촉박하다. 물론 아무리 바빠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그러나 이 선정위가 지금 그렇게 한가로운 상황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해외에 나가서 구경하고 배워 오겠다는 여유로운 발상이 놀랍다.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은 전문가들 아닌가? 해외에 나가서 구경하고 배우지 않으면 일을 못할 사람이 끼어 있다면 그 인선이 잘못된 것이다. 그런 인선을 했다면 그 과정에 관여한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하고, 그런 위원은 물러나야 한다. 차라리 관광성 여행이라고 줄곧 비판받는 지방의원들의 해외 견학은 그래도 명분이라도 있다.
관변에 줄만 닿으면 누리고 즐기기부터 하려는 민간인, 그런 심리에 부응해서 지지를 얻으려는 공직자들의 야합이 빚어내는 세금 낭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특히 사회 지도층 인사들로 구성된 특별한 위원회까지 이런 구태를 되풀이해도 좋은 시대는 아니다.
대구시에 물어 보자. 외국에 공공기관을 한곳에 쓸어 담아 놓은 '혁신도시'라는 게 있기나 한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고 오겠다는 것인가. 세금을 혈세라 부르는 이유를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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