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23)의 '포커 페이스'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3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05 프로야구 신인왕 기자단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신인왕에 오른 오승환에 대해 그를 스카우트해 4년간 지도한 단국대 강문길 감독은 "표정없는 얼굴은 야구 경기에서 큰 강점"이라며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포커 페이스'는 차분한 성격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오승환에게 1~9번 타자가 모두 똑같다"며 "표시내지 말고 담담하게 투구할 것을 듣기에 짜증날 정도로 심하게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인생 역전'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한서고 1학년 때 전국대회 서울시 예선이 열린 동대문야구장을 찾은 강 감독의 눈에 띈 것은 행운이었다. 고교 진학 후 투수를 시작한 오승환은 당시 시속 140km의 빠른 볼을 던져 강 감독을 놀라게 했지만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짧은 투수 생활을 접고 경기고로 전학간 후 타자로 활약했다.
우익수로 1, 3번을 친 오승환은 프로와 대학의 스카우트로부터 주목받지 못했으나 일찌감치 그를 점찍은 강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수술을 거쳐 재활에 성공했다. 대학 때도 오승환은 수술로 벤치를 지킨 시간이 많았기에 프로 스카우트로부터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경북고 출신인 강 감독의 추천으로 오승환은 삼성에 지명됐고 올 시즌 기대 이상의 눈부신 활약으로 생애 단 한번 뿐인 신인왕에 등극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올 시즌 10승(1패)-16세이브-11홀드로 야구계에서 생소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1승1세이브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날 오승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88표 중 85표(97%)를 득표했다. 이는 1996년 만장일치(65표)로 신인왕에 올랐던 박재홍(당시 현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이다. 삼성은 1993년 양준혁, 1995년 이동수에 이어 10년 만에 사상 3번째 신인왕을 배출했다.
오승환은 "신인으로 제일 큰 상을 받아 너무 기쁘고'이제 시작'이라는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10~15년 동안 흐트러짐 없는 선수로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국구 에이스'손민한(31)은 21년 만에 롯데에 MVP의 영예를 안겼다. 손민한은 MVP 투표에서 88표 가운데 55표를 획득, 20표에 그친 오승환을 제치고 올 시즌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손민한은"일단 뽑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하지만 이 트로피와 우승 반지를 바꿀 수만 있다면 바꾸고 싶은 심정"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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