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투쟁 유보'

"연가투쟁 유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12일로 예정됐던 연가투쟁을 25일 이후로 유보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1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치러진 조합원 총투표에서 74.7%의 투표 참가율, 71.4%의 찬성률로 연가투쟁을 가결했지만 교육인적자원부와 합의안 도출에 필요한 대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일단 연가투쟁을 유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교조가 급작스럽게 연가투쟁 방침을 철회한 데는 연가투쟁 강행이 자칫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민 여론을 더욱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 수학능력시험(23일)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연가투쟁을 강행할 경우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 더구나 각 교육단체들이 잇따라 교원평가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며 교육력제고 특별협의회에 함께 참가했던 학부모·시민단체들마저 이번 파행을 전교조 책임으로 돌리는 비난 여론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일단 대구·경북에서 12일 상경 연가투쟁을 준비 중이던 500여 명의 교사들은 전교조 본부의 지침에 따라 상경 계획을 취소했다.이상훈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혼란스럽지만 이번 연가투쟁 유보는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겠다는 전교조 집행부의 기본 기조에서 출발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상경 투쟁은 유보됐지만 당초 계획대로 일단 천막농성을 11일로 마감하고 후속조치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연가투쟁은 유보됐지만 그렇다고 교원평가 시범실시가 순풍을 타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가투쟁 유보가 교원평가 반대입장 철회는 아니기 때문. 전교조는 "교원평가제 시범실시에 반대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교육부는 교원 평가제 시범실시에 반대하는 일선 교사들의 의지가 확인된 만큼 시범실시 방침을 철회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일단 연가투쟁 방침을 유보한 데 대해 환영입장을 밝혔지만, 오는 17일부터 시행 예정인 교원평가제 시범학교 지정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