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퇴직연금제 도입에 '두근두근'

퇴직연금 최대 8천억 유입 기대

오는 12월 퇴직연금제 도입을 앞두고 증권시장이 장밋빛 희망에 부풀어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내 기존 퇴직금의 퇴직연금 전환율을 2%로, 내년 이후 신규 퇴직금의 전환율을 5%로 예상한 뒤 주식 최대 편입비율을 10~40%로 가정할 때, 당장 내년에 3천억~8천억 원의 자금이 증권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0년쯤에는 최대 4조 원이 증권시장에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다.

증권업계의 낙관적 전망은 1980년대 이후 미국시장이 겪었던 폭발적 성장 경험에서 비롯됐다. 1982년 11월 겨우 1천 포인트를 넘어섰던 다우지수는 17년 만인 1999년 4월 1만 포인트를 돌파했고, 그 중심에 퇴직연금 플랜 '401K'가 있었다. 1984년 1천억 달러에 불과했던 401K 자산은 2003년 2조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고, 이 중 상당수가 주식시장에 투자됨으로써 미국증시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미국은 1980년대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패러다임이 바뀐 상태에서 퇴직연금제를 도입, 경제호황과 주가의 대세상승이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1980년대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의 전반적 경제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이 제시한 각종 전망치들은 모두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기업과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전환에 적극 대처하지 않을 경우 장밋빛 전망은 신기루에 그칠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2001년 퇴직연금을 도입한 일본은 잔고자산 중 정기예금과 생명보험 등 원금확보형 자산이 50%를 넘는 반면, 국내주식 비율은 10% 내외로 지극히 적은 편이다. 퇴직연금이 미국의 사례를 따를 것인지, 일본의 전례를 따를 것인지에 따라 증권업계의 희비는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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