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 국회는 '단식 중'이다. 여야 의원 4명이 단식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단식 의원들이 본청, 의원회관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기저기'에서 '투쟁 중'이어서 동료 의원 및 보좌진들이 난감해할 때가 많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쌀협상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며 지난달 27일 시작한 단식을 이어가자 일부 의원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한 의원은 "같은 초선이고 내 지역구도 농촌이지만 당이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아 동참할 수는 없고…"라고 미안해했다. 이 의원은 이 때문에 강 의원이 자리를 펴고 있는 본회의장 올라가는 계단을 지날 때면 고개를 숙이고 재빠르게 지나간다고 했다.
다른 의원들도 커피 한잔을 제대로 마시지 못한다. 음료수나 커피를 들고 지나치다 강 의원을 보면 재빨리 몸을 숨겨 남은 음식물을 해치운 뒤 '태연히' 지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의원회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사무실에서 묵주를 들고 하염없이 기도만 하는 정진석 의원 때문에 보좌진들은 원두커피나 귤처럼 향이 강한 간식거리를 모두 치웠다. 다른 의원 보좌진도 정 의원실에 들를 때 식후 시간만큼은 피한다. 옷에서 음식냄새를 풍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원회관 1층 로비에 자리 잡은 열린우리당 선병렬·양승조 의원은 단식 전문가들로부터 관장도 했다. 충남·대전 출신 정·선·양 의원의 단식은 행정도시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합헌결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단식 의원들이 주로 새벽 시간에 찾는 의원회관 지하 사우나는 '해뜨기 전에는 단식원'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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