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부산과 기는 대구.'
21개국 정상들이 참가한 부산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2020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선언한 부산의 국제화 변신노력을 지켜보는 대구시민들의 마음이 착잡하다. 한때 부산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기억은 접어두고라도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부산과 달리 정부의 수도권 공장 허용 파동 등과 맞물려 빈사위기인 대구의 현실이 너무 대조적이기 때문.
△빅 이벤트와 잔챙이 행사= 2000년 이후 부산은 '흥행성'높은 대규모 국제행사로 국제도시로 비약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를 2001년 초 벡스코(BEXCO·부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연 데 이어 아시안게임, 부산 국제영화제, 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행사를 가져 국제사회에 부산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반면 대구는 2001년 JCI아시아태평양대회, 2003년 하계 U대회를 제외하곤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행사개최가 거의 없었다.
△준비 안된 대구= 대규모 국제행사를 열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즉 호텔이나 국제노선을 갖춘 공항, 컨벤션센터 등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나 대구의 인프라는 초라하다.
호텔의 경우 대구는 특1~3급 호텔의 총 객실 수가 2천465실에 불과한 반면 부산은 6천513실이나 된다. 특1급 호텔은 대구가 고작 1개이나 부산은 6개. 국제노선 역시 부산 김해공항이 12개이나 대구는 중국, 태국, 필리핀 등 5개 노선에 그치고 있다.
국제행사를 여는 컨벤션센터도 빈약하다. 순수 전시면적 기준으로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벡스코는 2만6천㎡인데 반해 대구EXCO(대구전시컨벤션센터)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만2천㎡에 불과하다.
△빼앗기는 대규모 행사=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아시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경제계 거물 3천여 명이 참석하는 총회 유치를 위해 2003년에 대구를 비롯한 서울, 부산, 제주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대구는 초반에 탈락했다. 총회를 주최하는 쪽에서 호텔 객실 2천개 확보를 요구하는 바람에 대구는 총회 유치를 포기해야 했다. 당시 대구는 경주지역 호텔을 이용할 경우 경찰 에스코트를 받아 40분 만에 대구에 도착할 수 있다고 주최 측을 설득했지만 결국 제주가 총회 유치에 성공했다. 이런 이유로 세계여성감리교지도자회의도 제주에 빼앗겼고 참석자가 1천여 명 규모인 국내 학술대회마저 부산이나 제주로 가고 있다.
△대책=대구시는 국제행사 인프라구축에 나섰다. 시는 우선 국제수준의 호텔객실 확보를 위해 내년초 대구EXCO 옆에 250개 객실을 갖춘 인터불고 컨벤션호텔 공사를 착공토록 할 계획. 이 호텔은 2007년 10월 대구에서 열리는 국내외 인사 3만여 명이 참가하는 동양·동남아 라이온스총회에 맞춰 문을 열 예정.
또 대구EXCO의 규모확대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순수전시면적을 2만㎡ 이상으로 확대, 현재 600개 부스 설치가능 공간을 1천 부스 이상 갖추도록 해 대규모 국제행사를 여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 대구국제공항의 국제노선 확충과 대구영어마을 조성 등의 인프라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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