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요통의 한 원인이 되는 강직성 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은 주로 20대 젊은 남자에게서 발생한다.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5배 정도 더 많이 발병하고 전 인구의 0.1%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어원은 '굽다'라는 의미의 고대 그리스어인 'ankylosis'와 척추를 뜻하는 'spondylos'의 합성어에서 유래되었다. 주로 신체의 축을 이루는 뼈 및 관절이 합쳐지고 굳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원인 및 증상
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HLA-B27'이라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잘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LA-B27'은 정상적인 사람의 5~6% 정도에서 발견되지만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경우 90~95%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다. 'HLA-B27'이 강직성 척추염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HLA-B27'에 의해 생성되는 단백질이 다른 유전자 또는 어떤 환경적인 요인과 결합하여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증상은 15~50세 사이에 주로 나타나며 하부요통으로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15세 미만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연소기형 강직성 척추염은 성인형 강직성 척추염에 비해 고관절의 손상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척추관절과 엉덩이 위쪽 천장관절에 염증이 발생하여 통증과 단단함이 감지되거나 사지관절, 인대 등에도 염증이 생겨 심한 통증이 올 수 있다.
동통(신경의 자극으로 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이 둔부와 후방대퇴부까지 나타나 좌골 신경통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신경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질병이 좀더 진행되면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심한 동통과 뻣뻣함을 호소하게 되고 움직이거나 운동 후 오히려 증상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40대에 이르면 병의 진행이 거의 다 이루어져 보통 염증 증상은 사라지게 된다. 안과 질환인 포도막염, 폐 섬유화, 대동맥판 역류, 부정맥 등의 질환이 동반될 수도 있다.
■진단 및 치료
확진을 위한 검사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적인 소견과 방사선학적 소견 그리고 검사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판단해야 한다. 질환 초기에는 다른 병들과 구분할 수 있을 만큼 특징적이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병이 매우 진행된 경우에는 새우처럼 구부정한 자세와 척추가 뒤로 둥글게 나와 있는 척추후만으로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심하면 턱이 가슴에 닿은 채로 자세가 굳어져 전방 주시가 불가능해지고 음식물을 씹기가 어려워진다.
통증과 뻣뻣함을 없애주고 척추가 굳지 않게 하여 움직이는데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절의 염증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운동요법,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치료에는 염증을 줄이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며 소염진통제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설파살라진, 메토트렉세이트와 같이 관절의 손상과 변형을 감소시키는 이차 약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전신적 스테로이드제의 사용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투여하지 않는다.
운동요법으로는 근육강화운동, 수영, 걷기 등이 적당하며 경쟁적인 운동은 다른 사람과 부딪쳐 관절을 다칠 가능성이 많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치료는 대부분 필요하지 않지만 후만 변형이 심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경우에는 해야 한다. 병이 진행되어 강직이 오기 전에 조기에 염증을 억제하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운동요법을 받으면 관절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도주호 동산의료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그림: 정상 척추와 강직성 척추 비교(그림 위쪽)의 모습과 뼈와 관절이 합쳐지는 강직성 척추염 진행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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