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부가 호주 등 각계의 구명 요청에도 불구하고 마약사범으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은 베트남계 호주청년 구엔 투옹 반(25)의 교수형을 2일 집행했다. 싱가포르 내무부 대변인은 이날성명에서 "오늘 아침 6시 창이 감옥에서 구엔에 대한 형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는 2002년 싱가포르 공항에서 헤로인 396g을 소지하고 있다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은 멜버른 출신의 구엔에 대한 호주 정부 등의 구명 노력에도 불구,사형집행 방침을 고수해왔다. 호주는 존 하워드 총리가 싱가포르의 리셴룽(李顯龍) 총리에게 다섯 차례 구엔의 구명을 호소하는 등 사법·외교채널을 총가동한 구명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함에 따라 경제와 군사부문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양국관계가 악화될 전망이다.
필립 루독 호주 검찰총장은 온갖 구명노력에도 불구 싱가포르가 교수형 강행 방침을 고수하자 1일 호주의 한 TV 회견에서 싱가포르 당국의 조치를 "아주 불행하고 야만적인 행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강력히 비난했다. 최근 결성된 '싱가포르 반사형위원회' 등 인권단체들은 교수형 집행에 앞서 창이 교도소 앞에서 철야로 촛불시위를 벌이며 사형반대 운동을 벌였으나 사형이 집행되자 "당국의 처사에 대해 정말로 개탄한다"는 내용의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시드니 등 호주 주요 도시들에서도 사형에 반대하는 단체들을 중심으로 구엔의 구명을 기원하는 예배와 촛불 의식이 철야로 계속됐으며 교수형 집행 시간인 2일 오전 6시가 되자 교회들은 일제히 구엔의 나이에 맞춰 25차례 타종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AI)의 사형반대 운동 책임자인 팀 구드윈도 2일 싱가포르의 교수형 집행에 대해 "야만적이고 잔인한 처벌"이라고 비난했다.
싱가포르·시드니·워싱턴APAF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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