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은행 'CEO 효과' 대단해요

대구·부산銀실적 비슷해도 주가는 3천원 차이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결정할 때 기술력과 시장성이 중요한 평가기준이지만, '어떤 CEO(최고경영자)가 경영을 맡고 있느냐'가 투자결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금융회사에서 CEO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이와 관련 최근 국내 지방은행의 대표주자인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3분기(1~9월)까지 두 은행의 실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영업이익과 단기순이익은 부산은행이 각각 2천144억 원 및 1천617억 원으로 대구은행(2천92억 원, 1천505억 원)보다 다소 앞섰다.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대구은행(1.27%)이 부산은행(1.16%)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연체율에서는 대구은행(1.26%)이 부산은행(1.36%)보다 낮다.

얼핏, 실적측면에서 부산은행이 대구은행을 앞서는 듯 보이는데 주가(11월 30일 종가기준)는 대구은행이 1만5천50원으로 부산은행 1만2천700원보다 3천 원가량 더 높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금융전문가들은 "대구은행의 경우 지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이미 확보한데다 지역경제공동체 형성에 대한 지역민의 각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을 더욱 넓혀갈 여건이 조성되는 반면에 부산은행은 부산지역 내에서조차 경남은행과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지방은행장으로서는 드물게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직접 IR(기업설명회)에 나서 경영에 대한 솔직한 설명과 명확한 비전제시로 투자자들로부터 큰 신뢰를 얻고 있는 점도 주가를 높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덕택에 대구은행 직원들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19만6천642주(▷2000년 2월 7만주 ▷2003년 3월 2만6천642주 ▷2005년 3월 10만주)의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 지난 8월 12일 주가가 1만 원을 돌파했을 때부터 시작된 '내 주식갖기 운동'에 동참한 대구은행 직원(참여인원 1천500명, 매월 10만~100만 원씩)들도 요즘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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