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후세인 재판 국제기준 충족 못할 것"

UN 관리 "미군 불법감금, 유엔결의 위반"

이라크 주둔 미군은 적법 절차 없이 수천 명을 억류, 유엔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유엔이라크원조기구(UNAMI)의 인권담당 관리인 존 페이스가 4일 밝혔다.

페이스는 또 반인륜 범죄혐의로 기소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재판과 관련, 후세인 측 변호인단에 대한 공격과 이라크 사법체계에 대한 흠결 등으로 문제의 재판이 국제기준을 결코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페이스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이후 들어선 새 이라크 정부도 이라크 전역에 소재한 비밀 감옥에서 기소 없이 사람들을 억류하는 등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다드의 아부 그라이브 감옥과 같은 미군시설에는 약 1만4천 명이 불법감금돼 있고 바그다드 주변에 있는 옛 궁전 등과 같은 비공식 시설에도 많은 사람이 감금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내무부가 운영하는 8곳의 알려진 시설에도 1천600~2천 명이 불법 감금돼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페이스는 특히 불법 감금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제어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며 "테러 문제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적용되고 있는 수단들이 테러 근절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라크 내 많은 불법 감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지만, 미군 사령관들은 이는 이라크 점령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546호에 따라 치안위협에 대해 취한 합법적 조치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이후 2차례의 재판에 이어 5일 속개될 후세인 재판과 관련, 페이스는 "우리는 (후세인) 변호인단 2명이 살해되고 한 명이 중상을 입은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건과 더불어 이라크 사법행정체계 내 취약성으로 인해 이번 재판은 국제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만들어낼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페이스는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게 하려면 후세인 변호인단이 자유롭고 실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그다드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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