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화재 참사 때 중부소방서 화재 진압대장이었던 박일봉(53·현 중부소방서 방호활동담당) 소방경. 불 끄는 일만 무려 29년을 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부엌에서 실수로 엉덩이, 허벅지 부위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게 소방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
1976년 대구소방서 중앙파출소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그는 북구, 동구, 남구, 중구 등 대구지역 곳곳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가장 힘든 때는 역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때. 진압대장인데다 당직일 때 화재가 발생, 가장 먼저 출동해 지하 3층에서 초동진화를 하고 인명구조를 하다 산소마스크가 벗겨져 유독가스를 마시는 바람에 병원으로 실려갔다. 하지만 간단한 응급조치만 받고 이내 돌아와 다시 지하로 내려갔다.
'소방관은 나의 운명'이라고 말하는 그가 2일 오후 닥터굿 스포츠클리닉을 찾았다. 29년간의 피로도 때문일까? 아픈 몸을 이끌고 일했던 터라 온몸이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 1남2녀의 가장, 그래도 자식들은 '언제나 말이 없는 아빠는 생각만 해도 뿌듯하다'고 한다.
엑스선 촬영 결과 척추, 골반뼈의 좌우균형이 맞지 않았으며 어깨뼈는 한쪽이 내려앉을 정도로 심각했다. 특히 오른쪽 무릎은 무릎 위 슬개골이 심하게 어긋나 있었으며 신경이 많이 상해 감각이 없을 정도로 마비증상을 보였다. 닥터굿에서는 이를 '관절낭염'이라고 진단했다.
목, 가슴, 허리, 발목 등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게다가 허벅지 근육이 잘 당겨지지 않는 '장경인대 증후군'까지 앓고 있었다.
'닥터굿'은 이날 무릎 슬개골에 'Y'자형 테이핑을 하고 무릎 주변 근육 및 내측광근 강화운동에 들어갔다. 또 떨어진 다열근, 횡복근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척추 안정화 운동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골반, 척추뼈, 어깨뼈 등을 교정하는 시술과 함께 근육강화를 위한 운동치료도 지속할 방침이다.
안재홍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소방관들은 갑자기 출동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근육경련이 잦은 편"이라며 "특히 계단을 급하게 뛰어다니기 때문에 무릎, 발목 등이 성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대구에서 순직한 소방관만 8명, 부상자는 142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방화참사 때는 유독가스를 마시고 13명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지난주까지 사회복지사들을 상대로 실시했던 건강이벤트는 이번주부터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해서 이달 말까지 계속됩니다.
사진:안재홍 재활전문의가 박일봉 소방관의 골반 및 무릎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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