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번 정기국회도 맹물국회로 끝나게 됐다. 작년엔 국보법으로 치고 받은 '조폭 국회'여서 그렇다 쳐도, 올해는 몸싸움 한 번 없는 순둥이 같더니만 오늘 밤 한 차례 난장판이 예고된 것은 여야 정치력의 무능 탓이요, 굳이 그 책임의 무게를 따지자면 야당쪽의 실책이 상대적으로 큼을 짚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내년 예산은 법정기일을 넘겨버렸다. 계류된 법안은 2천 건이 넘는데 처리된 건 80건이 채 안 된다. 그야말로 맹물국회다. 여당은 그저 밀어붙이려고만 하고 야당은 줏대 없이 헤매다 이 지경까지 왔다. 종부세법도 과세대상 '6억' 확대와 한나라당의 몇 가지 감세안을 맞바꿀 듯하더니 우리당이 소위(小委)에서 일방 통과시켜 버렸다. 한나라당이 악을 쓰듯 하고 박근혜 대표는 "사학법 직권 상정 땐 몸을 던져서라도 막겠다"고 했으니 대형사고가 터지게 생긴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여야 간 간사한 속셈들과 무능한 지도력을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한쪽은 재보선의 연패, 한쪽은 '무조건 반대'정당의 꼬리표 때문에 충돌할 기력을 상실했던 게 올 1년이었다. 그렇다면 여야는 대화와 타협에 의한 성과물을 국민 앞에 내놔야 함이 당연하다. 더구나 집권당의 입장에선 총력을 동원해서 한나라당을 설득하고 줄 건 주고 해서 대합의를 이뤄내야 했다. 당장 부동산 하나만 보더라도 정부 대책이 실패하면 누가 가장 답답한가.
한나라당의 무기력은 여당의 무능보다 더 심각하다. 예산과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여당이 손해다. 그런 약점 많은 우리당을 요리하지 못해서 막판 당대표의 입에서 '몸을 던져서라도 막겠다'는 소리가 나오게 하다니. 박 대표가 무슨 진주 남강의 논개인가? 결국 열린우리당은 시간 질질 끌면서 싸움판을 유도하는 꼴이 됐고 한나라당은 거기에 말려든 꼴이 됐으니 한심하다. 본란은 막판 난장판이 내년 지방선거의 정략과 맞물려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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