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승환, WBC 마무리 "노 터치"

프로야구 2005시즌 신인왕 오승환(24,삼성 라이온즈)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본격적인 동계훈련에 들어갔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지난 9일부터 모교인 경기고에서 후배들과 내년 시즌을 대비한 웨이트트레이닝 및 체력 훈련을 시작했다. 서울과 경산 삼성 볼파크를 오가며 훈련을 지속할 예정이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구로 시즌 10승1패 11홀드 16세이브 방어율 1.18을 기록한 오승환은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휩쓰는 돌풍을 일으켰다.

11일 끝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다승(18승) 방어율(2.46) 타이틀을 석권한 롯데 손민한(30.255표)에게 투수부문 황금 장갑을 내줬지만 나머지 후보 5명 가운데 가장 많은 49표를 얻어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로 이름을 날린 선동열(42) 감독으로부터 "앞으로 몸만 잘 관리하면 향후 10년 동안 삼성의 뒷문을 확실히 지킬 재목"이라는 극찬을 들은 오승환은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 및 WBC 참가를 위해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조였다.

지난 8일 발표된 WBC 1차 엔트리 60명 가운데 투수는 모두 26명으로 오승환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최종 엔트리 30명 중 투수는 13명으로 꾸려진다.

26명 가운데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는 김병현(콜로라도)과 구대성(뉴욕메츠), 정재훈(두산), 노장진(롯데), 오승환 정도다.

이들 중 마무리로 한 해를 마친 이는 오승환과 정재훈 둘 뿐이다. 김병현은 선발로 돌아섰고 구대성은 원 포인트 릴리프로 나섰다. 노장진은 개인사정으로 시즌을 중도 포기했다. 오승환과 정재훈은 마무리로서 감각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 일본 등 야구 강국에 비해 저변이 얕은 한국은 WBC 대표팀 마운드를 대부분 선발 투수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단기전에서 보직은 큰 의미가 없고 게다가 투구수를 제한할 움직임이 있어 딱히 구원 전문 투수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는 꼭 있어야 한다. 마무리는 박빙의 승부에서 심리적인 압박을 딛고 승리를 지킬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한 선수들이기에 큰 경기에서 이들의 존재는 가히 절대적이다.

일본은 최종 30인 명단에 올해 센트럴리그에서 37세이브를 올린 좌완 강속구 마무리 이시이 히로토시를 포함시켰다.

빌리 와그너(뉴욕 메츠), 브래드 리지(휴스턴) 등 자원이 넘치는 미국도 최강 마무리 한 명을 최종 로스터에 포함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비록 처음 마무리투수를 맡은 정재훈이 30세이브로 올 시즌 구원왕에 올랐지만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담력 등을 겸비한 오승환이 마무리로서는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종합해 보면 당장의 경험과 성적으로 볼 때 오승환이 WBC에서 마무리 투수로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오승환은 "WBC에 나갈지 못 나갈지 아직 모르는 상황에서 뭐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대표로 뽑힌다면 최선을 다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뤄보겠다"며 각오를 보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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