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들판에도 산에도 눈이 많이 쌓였구나. 눈 쌓인 앞산을 바라보니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구나.
멀리 인도 나라 북쪽 지방에서 있었던 일이란다.
두 나그네가 눈이 내린 고개를 넘고 있었지. 눈이 얼마나 많이 내렸던지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바람에 고개를 넘어가기가 몹시 힘들었단다. 거기다가 매서운 바람마저 쌩쌩 불어와 몹시 추웠지.
두 사람이 헉헉거리며 길을 가고 있을 때 문득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단다. 다가가서 살펴보았더니 그것은 사람이었단다.
그 중에서 한 사람이 말했지.
"자, 아직도 숨이 붙어있는 것 같소. 우리 두 사람이 힘을 모아 이 사람을 구합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단다.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시오. 이렇게 눈이 많이 쌓여 혼자서 걷기도 힘든데, 다친 사람을 데리고 간다면 우리 모두 힘이 빠져서 다 얼어죽고 말 것이오."
그러면서 그 사람은 혼자 앞장서서 고개를 넘기 시작했지.
그런데 죽어가고 있는 사람을 두고 갈 수 없었던 그 사람은 있는 힘을 다해 쓰러진 사람을 업었단다. 그리고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단다.
그 사람은 등에 업힌 사람이 정신을 잃지 않도록 노래도 부르고, 이야기도 하면서 고개를 넘었단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도 많이 들었지. 그러나 등에 업힌 사람은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고개도 모두 넘어오게 되었지.
그 때였단다.
'아니, 저것은 아까 그 사람 같은데…….'
고개를 거의 넘어왔을 때에 두 사람은 눈 속에 쓰러진 사람을 보게 되었단다. 앞서 넘어간 그 사람이었지.
다가가서 살펴보았더니 그 사람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단다.
다친 사람을 업고 고개를 넘었던 사람은 힘은 들었지만 땀이 나서 추위를 이길 수 있었는데, 혼자 고개를 넘었던 사람은 그만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얼어죽고 만 것이지.
결국 혼자서라도 살아남고자 했던 사람은 숨을 거두고 남을 도와주려고 했던 사람은 살아남았지.
그리고 도움을 받았던 사람은 아주 착한 사람이어서 그 뒤에 여러 번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사람에게 은혜를 갚았단다.
얘야, 어떠냐? 사람이라면 마땅히 사람을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나라 옛 어른들도 '하늘의 때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당장은 땅이 주는 이로움만 같지 못하고, 땅의 이로움이 아무리 크다 해도 사람과 더불어 살아감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고 하였단다.
즉,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또한 곡식을 주는 하늘과 땅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사람과 사람의 화합이 더 소중하다는 것이지. 사람과 사람이 서로 도와야만 비로소 먹을 것도 나오고 입을 것도 넉넉해질 수 있으며 또한 생명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란다.
얘야, 그렇지 않느냐?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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