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소위 '필름(기억)'이 끊겨야 망년회(忘年會)가 되는 모양이지요."
채 3주도 남지 않은 12월 달력을 보며 한숨을 내쉬는 아내들이 적잖아 보인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부부 싸움. '부어라 마셔라' 고주망태가 되기 일쑤인 남편의 연말 술자리가 불붙기 시작하면 덩달아 부부 싸움의 강도도 높아지기 십상이다.
"연말에는 술 마시느라 바쁜 남편 얼굴 보기가 더 힘들어져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되는 남편의 술버릇이 보기 싫어 '맞불 작전'을 펴는 아내들도 있는 모양이다. 연이은 술자리에 지쳐 어쩌다 한 번 일찍 귀가한 남편을 놔두고 "나도 망년회 안 할 수 있나!" 하며 혼자 집을 나서는 아내. 다른 주부들과 어울려 노래방'나이트 등지에서 자정을 넘겨도 평소 지은 죄(?)가 있는 남편은 속만 태울 수밖에 없다.
"죽도록 마시는 술회식이 기본인 송년회 문화는 멀찌감치 밀어놓는 것이 어떨까요?"때마침 여성가족부가 '즐거운 송년모임'회식 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지구남녀 이야기(town.cyworld.nate.com/1366)'에서는 '지구남녀의 즐거운 연말모임' 이벤트를 열어 고리타분한 연말 술자리 대신 즐겁고 건전하게 연말모임을 가지는 사람들의 글과 사진을 접수하고 있다.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보면 본의 아니게 추태를 보이게 된다"면서 "낮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깔끔하게 송년회를 가지는 것이 더 좋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는 '감사의 한 줄 메시지 남기기' 이벤트도 열어 연말을 맞아 부모'가족'상사'동료'친구 등 올 한 해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은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자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일부 앞서 가는 기업들은 '부어라 마셔라'식의 송년회에서 변화하는 모습도 보인다. 오후 4, 5시쯤 모여 영화를 본 뒤 저녁식사를 일찍 마치고 귀가하거나, 이른 저녁을 먹고 뮤지컬을 보러 가는 등 문화행사를 곁들이기도 한다. 특히 서울 경우 밤 대신 낮 시간대 송년모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전에는 직장 동료'친구들과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걸로 연말 스케줄을 채웠었는데 지난 연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보니 술도 덜 마시고 그 돈으로 작은 선물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도 많이 나눠 좋았습니다."
가족은 항상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는 한 직장 남성은 올 연말도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이렇게 바뀌고 있는 연말 분위기에서 망년회 핑계를 대고 고주망태가 되는 남편은 아무래도 '간 큰 남편'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김영수 주말취재팀 차장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