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리우데자네이루와 함께 세계 3대 미항(美港)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항구도시 시드니.
그 빛나는 영예답게 시드니의 시가에는 많은 숲과 정원이 있고, 책에서 본 그대로인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정연한 항구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맑은 공기, 아낌없이 내리쬐는 남반구의 태양과 연중 맑게 갠 날이 무려 342일이나 되는 축복받은 기후의 온화한 도시다.
시드니의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단연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공모전에서 뽑힌 덴마크인 건축가에 의해 1959년 첫삽을 뜬 오페라하우스는 1973년 착공된 지 14년 만에 완성됐다. 지금도 연간 3천여 회 이상의 공연이 펼져지며 연 관객수 200만 명에 이르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극장이다.
포트 잭슨 만을 사이에 두고 시중심가와 만의 북쪽 기슭을 연결, '코트 행어(낡은 옷걸이란 뜻)'라는 별명을 가진 하버브리지는 아치의 길이가 504m나 되며 세계에서 가장 폭이 넓은 8차로의 차도를 가진 시드니의 상징다리다. 그 다리 위로 걸어서 올라가는 '브리지 클라임'이라는 관광도 있는데 밑에서 쳐다보기만 해도 아찔해서 다리가 후들거린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주위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많은 관광객들과 신혼부부들로 항상 만원을 이룬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는 서쪽에 있기 때문에 오후에는 역광이 된다는 점이다.
시드니 주변에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달링 하버, 록스, 본다이 비치, 맨리 해변, 블루 마운틴 등 점심도, 커피 마시는 것도 돌아다니며 해야 할 정도로 빠듯하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의 멋진 풍경을 보고 또 마음속에 새기느라 다리 아픈 것쯤은 예사로이 넘길 만하다.
애버리진어로 '아름다운 물의 풍경'이라는 타롱가 동물원을 찾았다. 여기까지 온 김에 모든 호주의 동물들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은 욕심에서다. 오페라하우스 북쪽 30만㎡의 동물원으로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시드니만의 풍경이 무척 아름다운 곳. 호주의 대표적 동물인 코알라와 캥거루에게 먹이를 주는 데 해가 지는 줄도 모른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처음 온 영국인이 이 신기한 동물을 보고 물었더니 모른다란 뜻의 '캥거루우'란 발음의 토착어로 얘기했다는 말에서 유래한단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붉고 큰 것은 캥거루, 작은 것은 왈라비로 중간사이즈는 왈라루라 한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날, 올림픽 성화의 최종 목적지, 2000년 봄(북반구는 가을)을 뜨겁게 달구었던 올림픽 파크가 있는 홈부시 베이로 향했다. 홈부시 베이는 20여 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난지도와 같이 쓰레기 매립장과 가축 도살장으로 사용되어 그야말로 쓸모없는 불모지에 불과했던 땅이다. '그린 앤 그린(Green and Green)'의 환경올림픽을 모토로 표방한 호주정부가 대대적인 자원을 투입, 13개의 최첨단 경기장이 모여있고 주위에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청정지역으로 탈바꿈시켰다.
올림픽 개·폐회식장이었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가 웅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우뚝 서있고 그 안에서는 럭비경기가 한창이다.지난달 히딩크 사단의 호주대표팀이 월드컵행을 확정지었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호주 굴지의 통신업체 상호를 달고 있다.
또 메인스타디움 밖에는 태양열을 모으는 탑도 여럿 있는데 얼핏 보면 흉물스런 전신주 같지만 야간에 조명이 비치면 무척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자세히 보면 역대 개최국 수만큼 만들어 놓았는데, 대한민국의 ´1988 서울올림픽'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메인스타디움 바로 앞 광장에는 5년 전의 수많은 감동을 기리는 조형물이 있는 스크린이 있다. 그 스크린 속에서 원주민 애버리진 출신의 '캐시 프리맨'이라는 호주의 육상선수가 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점화대에 점화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비춰졌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의 화합을 가능하게 하는 상징 같은 존재인 그녀는 개막 10일 후 벌어진 육상경기에서 열성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400m결승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달간 거의 1만km에 달하는 봉송로를 따라서 왔던 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어린 시절 보물찾기 놀이에서 제일 마지막 보물을 찾은 그 느낌이랄까? 올림픽 파크를 굽어 보고 서있는 호텔 전망대에 올라섰다. 한 달간의 여행이 가져다준 엄청난 추억과 감동을 되새기기 위해서….
제갈성준(영남대 경영학과 4학년)
후원 : GoNow여행사(로고 및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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