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안기부 'X파일' 폭로에 따라 손을 댄 YS 시절 안기부와 DJ 시절 국정원의 불법 도청 수사 결과를 오늘 발표했다. 5개월 수사 동안 나온 것 중 새로운 내용은 YS 정부 후반기에 도청 대상이 하루 평균 1천여 명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른바 미림팀이 음식점 같은 곳에 출장 나가 도청한 것과 달리 안기부 주요 부서에서 유력 인사의 유선전화 번호를 꽂아 놓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엿들었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정'관'재'언론계를 망라한 전방위였다고 한다. 이쯤이면 안전기획부가 아니라 도청기획부였던 셈이다. 소름이 돋는 '경악할 일'이다.
이 같은 범죄 행위는 DJ 시절 이름이 바뀐 국가정보원이 1천800여 명의 휴대전화를 상시적으로 도청한 것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 YS와 DJ는 서로 비난할 것도 없이 도진개진이다. 더구나 YS의 아들 현철 씨에게까지 도청 내용이 넘겨졌다니 안기부는 정신이 나가도 보통 나간 게 아니었다. 국가 정보기관이 반헌법적'반인권적 불법 감청을 자행한 것도 모자라 정권 실세의 사조직처럼 놀아났으니 말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YS는 이런 작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는 실정법 뒤에서 DJ 시절의 도청만 비난하는 것은 비겁한 자세다. 국민은 그 자신이 도청을 몰랐고 알았고와는 상관없이 포괄적 책임을 묻는 것이다.
DJ 역시 자기 밑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임동원 씨의 구속을 교묘한 정치적 언사로 비난하며 검찰 수사를 뭉개려고만 들었다. 아직도 국정원의 도청 자체를 원천 부정할 뿐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다. 국정원 도청은 김은성 전 차장의 구체적 진술로 볼 때 혐의 수준을 뛰어넘는 명백한 사실 아닌가. 매주 국정원장과 독대한 DJ는 도덕적'정치적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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