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기부 도청정보 대통령 주례보고에 포함"

"김현철·이원종씨 도청정보 활용"…미림팀 X파일 도청

김영삼정부 시절 안기부내 도청조직 '미림'팀이수집한 도청정보가 안기부장의 대통령 주례보고서 내용에 포함됐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안기부는 또 '미림'팀의 도청정보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와 이원종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등 문민정부 핵심 실세에게 보고하고, 이들 인사는 도청정보를 정치에 활용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재건된 미림팀은 3년 5개월간 서울시내 한정식집과 호텔음식점, 골프장 등을 찾아다니며 국내 주요 인사들의 대화 내용을 첨단장비로 1천여회 가량 엿들었다.

검찰에 압수된 미림팀의 도청테이프(이른바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하는 인물은정치인 273명과 고위 공무원 84명, 언론계 75명, 재계 57명 등 646명이었으며, 대선동향과 정당활동 등 정치권 움직임이 주된 도청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림팀의 도청 대상에는 국무총리와 여야 정당 대표, 청와대 수석 뿐만 아니라대통령의 아들도 있었다. 주요 도청 사례로는 1997년 15대 대선과 관련한 여야 대선후보군과 각 후보 진영 주요 인사들의 동향(106건), 정당활동 및 정치인 개인의 정치적 소신 관련 내용( 206건) 등이었으며, 사생활 관련 내용도 41건이나 됐다.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4일 오후 이런 내용이 담긴 '안기부·국정원 도청'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X파일' 보도와 참여연대의 고발 직후 143일간강도 높게 진행해온 수사를 일단락지었다. 검찰은 김영삼 정부시절 안기부는 미림팀을 통해 입수한 도청정보를 안기부장은물론 핵심 실세였던 김현철씨와 이원종 전 수석에게 보고했을 뿐만 아니라 안기부장의 대통령 주례보고서에도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덕·황창평 전 안기부장은 미림팀의 도청정보를 보고받지 않았다고 말했으나권영해 전 안기부장과 관련 직원들은 보고 사실을 인정해 도청정보가 어떤 형태로든안기부장들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김현철씨는 측근인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과 오정소 전 국내담당차장으로부터 미림팀의 도청내용을 구두로 보고받았고, 이원종 전 수석도 오정소 전차장 등으로부터 도청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결론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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