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즈호 증권' 주문착오로 챙긴 이익

日 6개사, 반납 결정

일본 미즈호 증권사의 매도 주문 착오로 졸지에 거액을 벌어들인 국내외 증권사들에 대해 비판적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중 6개사가 이익을 전액 반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익을 반납하기로 한 증권사는 유럽계 UBS증권그룹을 비롯해 노무라(野村)증권, 닛코(日興)코디얼그룹, 리만브라러스증권 등 국내증권 2개사와 외국계 4개사다. 이들 6사는 미즈호증권이 장외시장 '머더스'에 신규상장된 제이콤사의 주식에 대해 '1주에 61만 엔'의 매도주문이 입력 착오로 '1엔에 61만 주'로 나오자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 모두 6만3천800주를 취득했다. 제이콤의 발행주식수의 4.4배나 되는 가공의 주식이다.

이들 증권사는 실체가 없는 주식에 대해 현금 결제를 결정한 일본증권결제기구의 특별조치로 13일 1주당 91만2천 엔의 현금을 받아 6개사 합계 약 162억 엔의 이익을 실현했다. 미즈호증권이 한순간의 실수로 입은 피해액인 405억 엔의 약 40%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이들 증권사는 이 이익을 증권회사의 파탄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금을 적립해두는 '일본투자자보호기금' 등의 공익기관이나 증권계의 시스템 강화 등을 지원하는 새로운 기금을 설립해 기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미즈호증권에 직접 돌려주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세제상의 이점 등으로 기금에 출연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증권사가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는 이익을 반납하기로 한 것은 동종 업체의 실수인 줄 뻔히 알면서도 주식을 사들여 횡재를 한데 대한 곱지 않은 여론 때문으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자민당 기업회계소위원회에서는 증권사들의 제이콤 주식 대량 취득에 대해"화재 현장에서 물건을 훔친 것과 같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냐"는 등의 비판적 견해가 쏟아졌다. 제이콤사 주식을 매입한 증권회사는 이들 6개사 이외에도 수십 개 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른 증권사들도 여론에 떼밀려 비슷한 조치를 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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