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사학법 불복 운동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04년 4월 기준으로 전체 사학 1천955개 학교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하는 490개 교를 운영하는 종교계 사학 법인들은 사학 불복 운동을 시작으로 대정부 투쟁, 정권 퇴진 운동까지 펼 움직임이다.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체인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은 개정 사학법 국회 통과 이후 대 정부 투쟁을 일찌감치 선언했다. 가톨릭학교법인연합회도 어제 사학법 불복 운동, 위헌 소송 제기, 현 정권 퇴진 운동까지 선포했다. 불교계 역시 비슷한 각오여서 개정 사학법이 종교계와 정부의 전면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게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민주와 양심을 지켜낸 김수환 추기경이 이 법의 목적이 비리 사학 척결에 있지 않고, 교육 자체를 잘못되게 한다며 나라의 앞날을 걱정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 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역시 사학의 정체성을 소멸시키려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개정 사학법을 반대했다.
법은 현실과 괴리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개정된다. 그러나 개정법은 사학 가운데 불과 1.75%(35개)가 비리를 저질렀는데 전체 사학을 매도하는 '견강부회식'이다. 개방형 이사를 두도록 해 건학 이념을 실천하기 어렵도록 한 것은 물론, 작은 분규에도 교육 당국이 쉽게 사학 운영권을 뺏을 수 있도록 해놓았으니 어느 사학이 따를수 있겠는가.
법 조문을 두루뭉수리로 해 놓는 바람에 악용될 여지도 크다. 학교에 중대한 장애가 야기되거나 위법을 방조하면 언제든지 임시 이사를 파견할 수 있고, 심하면 관할 교육청이 옛 재단이 아닌 제3자에게 운영권을 맡기도록 한 독소 조항(제20조2항, 제25조)까지 들어 있으니 법을 따르기보다 학교를 폐쇄하겠다고 나서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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