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차인표(38)'신애라(36) 씨 부부가 생후 1개월 된 여아를 입양했다고 한다. 사학법 파동, 줄기세포 논란 등으로 모두들 뒤숭숭해 하는 터에 훈풍처럼 따스한 미담이다. 신씨가 3년째 매주 한 차례씩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대한사회복지회에서 만난 아기다. 처음 봤을 때부터 끌리더니 집에 돌아와서도 1주일을 기다리기 힘들 정도로 아기 생각이 떠나질 않더라고 했다.
◇10년 전 결혼 당시 두 사람은 약속했다 한다. "첫째 아이는 낳고,둘째부터는 입양해서 키우자"고. 일곱 살짜리 아들과 함께 가족회의를 열고, 부모님의 흔쾌한 동의도 얻어 예쁜 딸을 품에 안게 됐다. 한 번쯤 입양을 생각해 볼 수는 있지만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법. "입양은 숨길 일이 아니라 아이를 주시는 하나님의 또 다른 방법"이라는 말에선 고개가 숙여진다. 차씨는 "입양 절차를 밟는 동안 가슴이 뛰어 일을 제대로 못했다"며 벅찬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중문화 스타들의 말과 행동은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다. 무책임한 언행과 비도덕적인 사생활 등으로 말썽을 빚는 스타들도 있지만, 남모르게 선행을 펴는 천사표 스타들도 적지 않다. 입양 문제도 연극배우 윤석화, 가수 조영남 씨 등이 선두주자다. 특히 윤석화 씨는 2년 전 아들을 입양한 뒤 동방사회복지회의 국내 입양 홍보대사가 되어 헌신적으로 입양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해외에서도 안젤리나 졸리, 니콜 키드먼, 샤론 스톤 같은 톱스타들이 두 명씩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고아 수출국'이다. 경제 규모 10위권 국가라 하기엔 부끄러운 그늘이다. "내가 낳아야만 내 자식"이라는, 완고한 순혈주의 탓이다. 한 해 평균 1만 명 선의 버려진 아이들 중 국내 입양은 1천 명 선, 해외 입양 아동은 매년 2천 명대에 이른다. 지난 3월 '입양 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이 공포됐지만 입양 편견은 여전하다.
◇차'신 부부는 10년 전 자신들만의 약속을 지켰다. "당분간 연기 활동은 접고 아이들을 키울 계획"이라고 한다. 친부모로부터는 버림받았으나 사랑 많은 새 부모를 만났으니 예은이는 틀림없는 복덩이다. "배 아파 낳은 아들과 가슴 아파 낳은 딸 모두 소중한 가족"이라는 이 부부의 아름다운 실천이 입양에 대한 편견을 허무는 사랑의 메신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경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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