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칼럼-운동과 척추측만

방학이 되면 휜 척추를 가진 학생들의 스포츠클리닉 방문이 부쩍 늘어난다. 학교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척추측만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를 찍게 되고 부모들은 엑스레이 그림에 나타난 휜 척추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운동을 하면 휜 척추가 바르게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또는 회전해 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척추가 좌우로 휘는 병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히 말하면 척추측만증은 좌우뿐 아니라 척추의 추체가 비정상적으로 회전돼 있는 3차원적인 복합 변형이다.

잘못된 자세나 체형에 맞지 않는 책걸상 사용, 운동부족, 무거운 가방 등의 이유로 중고생들에서 허리가 휘는 척추측만증이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와 특발성 척추측만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야구선수처럼 한쪽 어깨만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한쪽 다리가 짧거나, 자세가 잘못되어도 허리가 휠 수 있다. 또 허리가 아파 척추의 가장 안쪽에 있는 근육인 다열근의 수축력이 떨어져도 허리가 휜다. 이것을 '특발성 척추측만'과 구분하여 '비구조적 척추측만' 이라고 한다.

운동프로그램이 척추측만증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 의료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요가나 필라테스와 같은 운동과 근력강화운동, 유연성 운동이 척추측만에 따른 통증을 완화하고, 어깨 높낮이의 차이를 교정하고, 걸음걸이를 교정하고, 휜 각도도 줄일 수 있다고 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모두 엄밀한 의학적 검증이 필요한 주장들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척추 주변 근육의 균형을 맞춰주고 척추와 골반을 안정시키는 다열근과 횡복근의 기능을 강화하면 척추측만에 뒤따를 수 있는 요통이나 어깨통증을 줄일 수 있고 자세도 좋아진다.

또 운동치료를 통해서 척추측만증에 동반될 수 있는 엉덩이를 한쪽으로 씰룩거리면서 걷는 이상한 걸음걸이도 교정할 수 있고 양쪽의 균형감각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특히 체계적인 운동처방을 통해 척추측만을 치료해나가는 것이 자세교정, 균형감각을 서서히 되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종균(운동사·열린큰병원부설 운동처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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