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로버스 여사:추운 날씨는요? 전신기사:그거야 당연히 저도 모르죠…. 그런데 북쪽에서 얼음벽이 떠내려 온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보스톤까지 전신을 전달할 수 없어요. 하트포트에서는 피아노를 태운다던데…. 교회, 우체국, 시청 가리지 않고 모두 무너뜨린대요."
쏘튼 와일더의 연극 '우리치아의 피부'는 현대의 미국인, 공룡, 빙하시대를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하여 지구의 위기를 비유하고 있다. 현대에 있어 날씨는 주요 대화주제다. 자연에서 격리된 도시인들도 각종 채널을 통해 지역이나 전 세계의 날씨를 확인한다. 그렇지만 긴긴 시간의 척도로 보았을 때, 기후는 평균날씨일 뿐이다. 45억 년에 달하는 지구역사에서 언제 지구에 빙하기가 왔는지, 그때 어떤 일이 발생했고, 지구의 생명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과제는 이제 그 일부가 밝혀지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지구과학자 더그 맥두걸이 펴낸 '우리는 지금 빙하기에 살고 있다'는 빙하와 빙하기를 연구하는 과학자와 지질학자들의 연구결과와 성과를 담고 있다. 다양한 자료, 일화, 과학적 사실 등을 토대로 기후변화를 추적하고, 지구 온난화, 온실가스 등 현재 우리에게 닥친 기후변화의 문제점을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남극대륙 1천280만㎢, 그린란드 약 160만㎢의 대륙빙(만년설·빙원)에 분포하는 빙하를 주목한다. 빙하는 선사시대 유품들을 냉동보관하고 있고, 여기에는 과거에 풍부했던 생물종의 멸종에 대한 단서와 지구 활동 기록이 담겨있다는 것.
일례로 화산이 폭발하면 그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 얼음 위에 쌓이고 그것이 그대로 얼어붙기 때문에 지구의 화산활동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1991년 해발 3천m의 알프스에서 발굴된 얼음 인간은 기원 전 3천300년경 신석기 시대 남자라는 것. 이처럼 빙하는 우리에게 지구 역사의 많은 부분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빙하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세부적 파악에는 진전이 있으나 빙하기가 초래된 이유는 아직 밝혀진 사실이 없다고 적고 있다. 지구의 자전축, 태양 활동 등 여러 가설들 중 어떤 것도 과학적 이론으로 주목받는 경우는 아직 없다는 것.
문제는 문명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오는 동안 인간이 뿜어낸 가스는 지구의 허파를 멍들게 했고, 급기야 지구온난화라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인류가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계속 배출한다면 지구의 미래는 과학자들이 예측하는 방향과 달라질 수 있다.
인류가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축복 받은 기후를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저자는 또 한번 닥칠 빙하기를 대비해 인류의 미래에 중대한 화두를 던진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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